20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를 찾아 ‘이름없는 별’ 추모석에 앞에서 직원들에게 연설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정보원 서울 내곡동 청사를 방문,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나는 여러분에게 분명히 약속한다. 결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 정권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며 “국정원을 정치로 오염시키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여러분이 충성할 대상은 대통령 개인이나 정권이 아니다”며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국가와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국정원이 한반도 운명과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킨 주역이 됐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 됐다”며 “이제 국정원은 ‘적폐의 본산’으로 비판받던 기관에서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났다. 평화를 위한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을 가장 앞장서서 뒷받침해주고 있고, 국제사회로부터도 실력을 인정받는 기관이 됐다. 여러분이 만들어낸 놀라운 변화”라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조직과 문화를 혁신하는 개혁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지만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며 “그런 아픔을 겪으면서도 국정원을 훌륭하게 개혁하고 있는 서훈 원장과 여러분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국정원이 국내정치에서 일체 손을 떼고, 대북정보와 해외정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정원법 개정안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게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잘해 온 것처럼 여러분 스스로 국정원의 개혁을 완성하는 주체가 돼 달라”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욱 뜨거운 열정과 조국을 향한 충성심으로 헌신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격려 메시지는 국정원 청사 내에 생중계돼 전 직원이 시청했다. 보고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름 없는 별’ 추모석에 묵념한 뒤 방명록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보이지 않는 헌신,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힘입니다”라고 썼다.
한편 문 대통령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2003년·2005년), 비서실장(2007년) 자격으로 세 차례 국정원을 방문한 바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