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협회가 발표한 ‘2018 대한민국 삶의 만족도’ 조사결과 표.
[일요신문] 박창식 기자 = 소득이 많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았고, 사회적 약자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의 차이는 일상생활에서 감정에도 영향을 미쳐, 소득이 많을수록 긍정적 감정을 느끼는 빈도가 높고, 적을수록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표준협회는 올해 5~6월 전국 5대 도시 7만5600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대한민국 삶의 만족도’ 조사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삶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에 대해 10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65.9%의 응답자가 “7점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소득별로 보면 600만원 이상이 “7.30점”으로 가장 높았고, 500만원대(7.13), 400만원대(7.12), 300만원대(6.65), 300만원 미만(6.26) 순이었다. 또한 기초생활보장 지원 대상 가구(6.49)와 장애인(6.54)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일상생활 속 ‘감정’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이 전반적으로 ‘행복·기쁨·안정·평온·성취·실현’ 등의 긍정적 감정을 부정적 감정(위기·압박·분노·좌절·외로움·우울)보다 자주 느끼고 있었다. 이같은 감정도 소득의 차이가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에게 ‘지난 한 주 동안 느낀 감정’을 물어보고 이를 소득에 따라 분류한 결과, 소득이 많을수록 긍정적 감정을 느낀 빈도가 높았고, 소득이 적을수록 부정적 감정을 느낀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 지표인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9.5%가 “좋다”고 응답했다. 이 역시 소득의 차이와 기초생활보장 지원 대상 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소득이 많을수록 건강상태가 “좋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으며, 기초생활보장 지원 대상 가구, 장애인의 경우에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평소 ‘삶의 여유’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평소 여가활동 시간 및 동반자’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주 평균 여가시간은 13.03시간으로 집계됐다. 여가활동 동반자로는 ‘가족’이 57.3%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혼자(25.9%)’, ‘친구(14.1%)’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이상 연령에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가족’과 함께 여가활동을 한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소득이 많을수록 ‘가족’이란 응답이 많았다. 반면, 기초생활보장 지원 대상 가구 및 장애인의 경우에는 ‘가족’보다 ‘혼자’라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비임금근로자의 경우에도 임금근로자에 비해 ‘혼자’라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삶의 만족을 높이기 위해 관심을 갖는 분야로는 ‘건강’이 36.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전 연령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고, 40대 이상 연령층부터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건강 다음으로 관심 분야로는 ‘자산관리 및 재산증식(21.8%)’, ‘노후(15%)’, ‘자녀양육 및 자녀교육(11.9%)’이었다.
기초생활보장 지원 대상 가구의 경우 일반 가구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상대적으로 ‘자산관리 및 재산증식’은 낮은 관심을 보였다. 또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자산관리 및 재산증식’에 대한 관심은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지출이 많은 분야는 ‘식료품(51.2%)’으로 조사됐다. 이어 ‘교육비(13.8%)’, ‘주거관리비·월세(9%)’, ‘외식·배달(8.2)’ 등의 순이었다. 소득이 많을수록 ‘교육비’의 지출 비중이 증가했고, 상대적으로 ‘외식·배달’ 비중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의 경우 ‘주거관리비·월세’ 비중이 14.7%로 비장애인(8.9%)보다 높은 특징을 보였다.
한편, 월 평균 지출 금액은 ‘200~400만원 미만’이 44.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200만원 미만’이 32.4%로 조사됐다. 응답자 특성별로는 장애인의 경우 ‘200만원 미만’이 75.6%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종사상 지위에 따라서는 계약직의 경우 절반 이상이 ‘200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한국표준협회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삶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인프라가 마련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초생활보장 지원 대상 가구, 장애인 등 많은 사회적 약자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회 계층별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해 사회 전반에 걸쳐 삶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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