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김성태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과 의원들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번 혁신비대위에 승선한 비대위원은 당내 인사로는 당연직인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 재선 박덕흠 의원, 여의도연구원장 출신 김종석 의원이 비대위원으로 선임됐다. 외부 인사로는 최병길 전 삼표시멘트 대표,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 이수희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정현호 한국청년정책학회 이사장이 승선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회를 최소 내년까지 끌고 가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인선의 중요성은 무척 크다고 할 수 있다.
비대위원 인선 직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인사로 보이는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이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총선에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초의원 공천 신청을 했다 컷오프 된 바 있다. 또한 2013년 9월에는 주거침입, 절도,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 공갈 혐의 등으로 각각 벌금을 낸 사실이 드러났다.
논란은 있었지만 크지 않았고 대체로는 무난하다는 평가다. 자유한국당 한 당직자는 “어차피 소상공인을 대표하기로 모신 분인 만큼 어느 당 출신인지는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오히려 무난함이 지나치다는 게 문제일 정도로 이번 인선은 대체로 무난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당직자의 말처럼 당내에서는 이번 인사의 장점으로 무난함을 꼽았다. 반면 ‘실망스럽다’는 측의 입장도 눈에 띄는 점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해 이유가 사실상 같다고 볼 수 있다. 자유한국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기대도 컸다. 하지만 이번 인선에서 보수의 가치를 말할 만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비대위원회에서 가치를 말할 사람이 사실상 김 비대위원장 본인밖에 없다면 사실상 나머지는 들러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 가치를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당내에 분명히 지분이 있는 ‘태극기’ 이야기도 들어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희경 의원이라도 선임해 토론하고 당 내에서 어떻게 정리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목소리 때문인지 김 비대위원장도 “추가 인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24일 김 비대위원장은 “일하다 보면 틀림없이 필요한 영역이 있을 것이다. 비대위원이 11명을 넘지 않는 선에서 한두 분 더 모실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회 한 관계자는 “2011년 박근혜 비대위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명확하다. 그때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상돈 현 국회의원 등 좌우를 가리지 않고 유력한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때 지난 이준석 바른미래당 노원구 지역위원장도 발탁돼 참신함도 챙겼다. 여러모로 지금과 다르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당 내부에서는 김종석 의원이 다시 한 번 발탁된 것을 두고 역시 ‘김종석’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 의원은 초선 의원이지만 당선 이후 크고 작은 당내 일을 꾸준히 맡아 온 바 있다. 연초 한국당 위기설이 나오면서 출범해 김용태 의원이 이끈 제2기 혁신위에도 김종석 의원이 혁신위원으로 일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앞서의 한국당 관계자는 “김종석 의원이 열심히 일하고 성격도 무난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중요한 건 한국당에 제대로 경제를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꾸준히 발탁되는 이면에는 한국당의 인력풀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