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강남 서초 송파 지역의 인기 아파트값이 평당 2천만원을 넘어서 40평형 아파트를 팔더라도 1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만들 수 있어 그 돈에 여윳돈을 보태 10억원이 넘는 상가주택과 그린벨트 내 전원주택 구입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정부가 내년부터 시가 6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에는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 방침을 밝히는 등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상가주택
작년 9월만 해도 매매가가 6억∼7억원 정도였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우성2차 아파트 45평형은 현재 9억∼11억5천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최근 재건축으로 철거가 시작된 강남구 도곡동 주공1차아파트 13평형도 6억6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지난해 9월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이처럼 아파트값이 수억원씩 뛰면서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10억원이 넘는 상가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현재 강남지역 대로변 이면도로 3~4층 규모 상가주택의 매매가는 10억∼20억원 정도로 아파트 판 돈에 여윳돈을 조금 더 보태면 충분히 살 수 있다.
이러한 상가주택은 3~4층에 주인이 살고 지하층과 1,2층은 임대를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거와 임대수입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매수자들이 몰리면서 상가주택의 경우 기대 임대수익률은 점점 낮아지고 매매가는 올라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강남권 중개업소에서는 연 수익률이 7% 이상이면 우량물건으로 분류한다. 강남권 이외 지역은 8%정도 수준이다. 이는 작년 이맘때 연 10% 이상인 물건들이 주인을 찾지 못해 몇 달씩 거래되지 않던 것과 상당한 차이다.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부동산랜드 박세영 과장은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시작한 9월부터 3~4층에 살 수 있는 상가주택을 찾는 매수자들이 부쩍 늘었다”며 “찾는 사람들이 많은 10억∼15억원대의 상가주택은 연 수익률이 5~6% 수준이라도 거래가 성사된다”고 말했다. 상가주택의 매매가격은 연초만 해도 연면적당 4백50만∼5백만원이었던 것이 최근 6백만∼7백만원까지 올랐다. 연면적 3백평 규모의 상가주택이라면 연초 13억∼15억원에 살 수 있었다면 지금은 18억∼21억원을 줘야 살 수 있다.
▲강남권 그린벨트 주택
강남권 아파트를 팔고 인근 그린벨트 내 전원주택을 사서 도심속 전원생활을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강남권에서 가장 가까운 그린벨트 지역은 강남구 자곡동 못골마을(1만6천3백26평), 율현동 방죽1마을(1만7천7백83평), 세곡동 은곡마을(1만7천3백28평) 등 3곳이다. 이들 지역은 강남구 일원동과 접하고 있어 강남권 시내까지 차로 10분 거리다. 때문에 강남구에 속하면서도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최근 신도시 후보지로 꼽히는 성남 서울공항과 가깝고 그린벨트도 지난 9월부터 해제돼 투자수익도 노려볼 만한 곳이다.
강남구 일원동과 가장 가까운 자곡동 못골마을은 아파트를 처분하고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신축주택의 경우 평당 1천2백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주택이 있는 이곳 땅값은 평당 6백만∼7백만원 선으로 방죽1마을과 세곡동 은곡마을보다 1백만원 정도 높은 상태다. 단독주택의 경우 건물값을 거의 계산하지 않기 때문에 대지 1백 평 규모의 주택이면 6억∼7억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율곡동 방죽마을도 연초부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져 평당 5백만원이었던 대지가격이 평당 6백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인근 세곡동 은곡마을도 주택지가 연초보다 평당 50만∼1백만원 정도 올라 평당 5백만∼6백만원 선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전용기 파이낸셜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