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 인형이야기를 사실상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요. 소설이라기보다 서사담화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소설의 형식이라고 하기에는 구성상 부족함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제가 전문적인 문학작가가 아니라서 문학작품이 갖추어야 할 세련된 구성과 치밀함을 갖추고 있지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저의 이야기는 기존의 소설들과는 처음 시작부터가 많이 다릅니다. 저의 인형소설은 어디까지나 인형공예의 연장으로 시도해 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형 캐릭터가 먼저 만들어지고 난 후 스토리 빌딩이 이루어졌거든요. 그리고 인형 제작, 스토리텔링, 삽화, 편집, 출판까지 모두 제가 직접 했다는 것이 저에게는 의미가 있어요. 단순히 문학작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인형전시회를 기획하기도 했지요. 2017년 1월에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1회 개인전을 가졌고요, 2018년 여름에는 서울 인사동에서 제2회 개인전을 갖게 됩니다.
인형의 이야기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이 지구상에 다양한 인종들이 각기 문화를 형성하면서 살아가는 것처럼, 인형의 세계인 두루베이에서 다양한 피부색과 만든 재료도 다양한 인형들이 서로 존중하고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죠. 저는 인형들을 통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아날로그적 감성을 경험하고 어릴 적 동심을 만나도록돕고 싶습니다.“
류오동의 인형소설은 그녀가 만든 인형들과 소장하고 있는 인형들이 등장인물로 나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규중칠우쟁론기와 조침문의 내용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끌어들여 전통규방문학의 맥을 이은 현대판 규방문학을 시도하였으며, 인형작가인 류오동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이자 앞으로 이루게 될 꿈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마담 리우의 인형이야기 1권에서는 인형가게 두루비 갤러리엄을 중심으로 한 보은당, 어린이 놀이터, 토피어리 정원인 원정, 그리고 리우가 인형작가가 된 계기, 리우를 중심으로 한 가족 및 주변인물들이 소개된다. 특히 보은당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곳이며, 인형의 나라인 두루베이와 인간세상을 연결하는 곳이기도 하다. 두루비 갤러리엄은 장차 인형작가인 류오동이 현실세계에 짓고 싶은 인형박물관의 모델이기도 하다.
마담 리우의 인형이야기 2권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인형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두루베이를소개하고 있으며 두루베이에 살고 있는 두루미들(두루베이에 사는 인형들을 지칭하는 말)의 삶을 통해서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인종들의 화합을 말하고 있다. 또한 마담 리우의 딸 비비아나와 친구들이 겪는 모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수공예를 통한 따스하고 정감있는 이미지들도소개되며 각자의 삶에서 주인공인 다양한 인형들의 에피소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류오동이 만든 인형들과 직접 그린 삽화, 그리고 류오동이 디자인한 두루비 갤러리엄 텍스타일들이 이미지로 들어가 있어서 스토리 뿐 아니라 그녀의 작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는 진주에 소재한 출판사를 통해서 책을 출판하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남편의 도움을 얻어 1인 출판사 ‘두루비북스’를 등록하였습니다. 마담 리우의 인형이야기 1권과 2권은 두루비북스에서 출간한 1호와 2호의 책이 된 것이죠. 현재 저의 책들은 교보문고와 알라딘 등에서 판매되고 있고요. 진주의 대표서점인 진주문고에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마담 리우의 이야기를 시리즈물로 계속 출판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예술과 문학을 융합하려는 노력을 하는 작가들이 책을 낼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인형작가 류오동은 마담 리우의 인형이야기 시리즈 출간을 기념하며 서울 인사동 갤러리인사아트에서 2018년 8월 8일부터 8월 13일까지 ‘류오동 인형조형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