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5일 양평군민회관에서 개최된 국제로타리 3600지구 양평R클럽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는 3600지구 총재.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지난 7월 25일 양평군민회관에서 창립식을 가진 국제로타리 3600지구 양평R클럽 승인을 둘러싸고 지역 클럽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양평백운로타리클럽을 비롯한 지역 클럽에서는기존 클럽에서 제명당한 전 회장 A씨가 새로 설립한 양평R클럽에 대해 3600지구가 양평지역 4개 클럽과 상의 없이 승인해 준 것이 갈등의 시작이라고 했다.
백운로타리 전, 현직 회장단은, A씨는 회장 재직 시 예산 집행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면서 백운로타리 긴급이사회에서 자격종결(제명처리) 됐기 때문에 로타리안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4-2015년도 회장이었던 A씨가 임기 중 부적절한 회계처리와 재정관리를 소홀히 하여 회계가 불투명했고, 후임 회장단은 3회기 동안 회계 서류를 인계받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인수인계를 하지 못했다는 것.
이에 백운로타리에서는 2017년 10월 30일 전문 회계법인에 재무검토를 의뢰하기에 이르렀고, 회계법인은 ‘재무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영수증 처리가 안 된 부분도 있었으며, 인수인계가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집계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통장 입출금 내역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재무보고 금액과 계좌 잔고도 일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검토의견을 제시했다.
그러자 백운로타리에서는 A씨에게 불투명한 회계처리에 대해 2개월 동안 소명기회를 주었으나 이에 대한 소명을 하지 못했다고 결론짓고 2018년 1월 24일 이사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이사회를 개최하여 전원일치로 A씨를 제명하기에 이르렀고, 다음날인 25일 주회에 참석한 A씨는 “이사회 결정에 절대 승복하며 그 뜻을 겸허히 받겠으며 이 시간 이후 로타리를 떠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백운로타리에서는 로타리 웹사이트 Rotary.org.에 A씨의 자격종결을 보고했다.
하지만 A씨가 최근 양평지역에 신생 클럽 설립을 추진했고, 이를 알게 된 백운로타리 전, 현직 임원들은 A씨가 기존 클럽에서 회계부정 의혹으로 제명된 점과 지역 중복 창립 등을 이유로 창립 불가함과 승인취소를 8지역 클럽 회장들의 연명서와 함께 3600지구에 요청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창립을 승인했다는 것.
3600지구는 신생클럽 창립을 지도해 줄 수 있는 어드바이저를 9지역 소속 여주 Y클럽 회원으로 임명하는 등 창립을 후원했고, 스폰서 클럽 역시 9지역 소속인 여주 Y클럽으로 알려졌다. A씨가 새로 창립한 양평R클럽은 8지역 소속으로 백운로타리를 비롯 양평, 용문, 용문베스트 등 양평지역 4개 클럽과 가평, 청평클럽 등 6개클럽이 소속되어 있다.
이처럼 R클럽이 8지역이 아닌 9지역 소속 여주 Y로타리를 스폰서 클럽으로 하여 창립했다는 것은 여러모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백운로타리 측 주장이다.
양평백운로타리, 전 회장 A씨 회계 부정 의혹 제기 ‘수사기관 고발 검토’
현재 백운로타리에서는 불분명한 회계 처리와 관련해 A씨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는 의견과 함께 3600지구와 RI(국제로타리)에 R클럽 승인 취소를 정식으로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백운로타리 전 회장 B씨는 “로타리 2016 절차요람 제4조 클럽 회원 자격에는 타 클럽에 채무를 진 후보자는 회원 자격을 갖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또, 이전 소속 클럽으로부터 재정적인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는 증빙서류를 받아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면서, “3600지구가 이런 ‘절차요람’을 지키지 않고 A씨의 재 입회를 허락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로타리 <절차 요람>의 목적은 로타리 지도자들이 그들의 역할 수행에 필요한 로타리 정책과 절차를 잘 이해하게 하려는 것으로, 3년마다 개최되는 규정심의회 종료 후에 개정, 출간되어 모든 로타리클럽과 RI 임원들에게 배부된다.
전 회장 C씨 역시 “이번 일로 로타리안이라는 자랑스러움과 자부심이 부끄러움과 수치심으로 다가 온다”면서, “백운로타리를 비롯한 8지역 클럽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신생클럽 확대에만 치중하면서 로타리의 위상을 추락시킨 총재단은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한국로타리 존9, 10A 지구 분포도. 도표출처 : 한국로타리 홈페이지
이처럼 신생클럽 창립승인 철회 요청에 대해 3600지구는 “신생클럽 창립승인 철회의 건은 국제로타리 정관문서를 적용 또는 준용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지구 총재가 해결할 방법은 없다”면서, “적시한 문제의 해결은 전적으로 귀 클럽에 있다”는 내용의 회신문을 7월 11일 총재 명의로 보냈다.
3600지구는 이 회신문에서 “신생클럽 조직은 지구 총재의 기본 임무”라면서, “클럽에서 발생했던 문제와 관련지어 신생클럽 창립을 반대하는 것은 국제로타리의 정책과 로타리 확대를 위한 노력에 배치되는 일이며 국제로타리에 대한 심각하고 중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회계법인의 회계보고서에서도 관계자 등과 직접면담을 거치지 않아 객관적인 추론을 바탕으로 작성된 문서라는 점을 명시했다”면서, “그렇게 내려진 판단을 근거로 지구 총재를 개인의 야망을 채우려 지역을 혼란에 빠트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총재로 몰아가는 상식 밖의 협박성 문건을 작성하여 총재와 지구 내 다수클럽에 배포한 것은 도를 넘은 처사로 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귀 클럽은 즉시 문서를 작성, 배포한 회원을 공개하고, 문서를 작성한 본인들이 직접 문서로 정중히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지구 각 클럽에 7월 31일자 ‘양평R클럽 창립과 관련한 총재의 입장’문을 보내 절차상 문제가 없음을 다시한 번 밝히고, 공공연하게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은 명예훼손죄의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더구나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게 되면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도 유의해 달라고 거듭 밝혔다.
R클럽 창립식 행사장에서 만난 3600지구 관계자 역시 “자신들이 속한 지역이 아닌 타 지역 소속 클럽을 스폰서로 하여 창립한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8지역 소속 R클럽이 9지역 Y클럽을 스폰서클럽으로 하여 창립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생클럽 회장 A씨 “회계부정 전혀 없어”…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할 것
당사자인 A씨는 “백운로타리 측 주장은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일축하고 “회계와 관련해 터무니없는 의혹을 계속 제기하면 법적 검토 후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저의 로타리 활동에 시기를 느낀 몇 몇 사람들의 모함”이라면서, “영수증을 포함한 재무감사를 다 받았으며, 당시 재무, 감사 2명 등 3명이 재무감사표에 서명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또 백운로타리에서 회비 등을 밀린 적이 없어 R클럽 창립이 로타리 절차요람에 결코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3600지구 총재는 지난 7월 25일 양평R클럽 창립식 인사말에서 “가장 빠른 회원 증강은 오로지 로타리 조건에 맞춘 신생클럽을 만드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느 곳이든 인적자원만 있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신생클럽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혀, 지구 회원 증강에 매몰된 나머지 이런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초래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지구 총재의 승인과 함께 7월 3일부로 RI 가입이 승인된 R클럽은 기존 양평지역 4개클럽 회원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7월 25일 창립총회 및 가입승인서 전수식을 가졌다. ‘로타리안’이라 불리는 전 세계 200여개국 3만 5,000개 클럽 120만명의 회원들은 로타리의 모토인 ‘초아의 봉사(Service Above Self)’를 실현하기 위해 시간과 재능을 바치고 있다. 국제로타리 3600지구의 회원 증강으로 인해 촉발된 이번 내분이 로타리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