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벨리 일대 | ||
특히 건설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분양한 임대용 오피스텔이 대거 완공을 앞두고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임대용 소형아파트는 오피스텔과 달리 베란다와 욕조를 갖추고 있고 주차도 가구마다 1대 이상 가능해 임차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강남권은 20평 이하 소형평형 아파트가 귀해 일부 소형아파트는 임차를 하기 위해 예약을 할 정도다.
<강남권 오피스텔>
한라클래식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낸 테헤란로 공인중개사무소 김선남 사장은 한 달이 넘게 제대로 된 임대계약서 하나 쓰지 못했다. 한라클래식 오피스텔은 강남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로 잘 지었다는 소문이 날 정도의 인기 오피스텔이었는데 지금은 10개가 넘는 빈 방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월세도 10만∼20만원 정도 떨어져 19평형은 보증금 1천만원에 월 80만∼90만원선에 임대되고 있다. 김 사장은 “간혹 오는 전화문의도 경기가 좋지 않아 대형평형에서 소형평형으로 옮겨가려는 임차인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신축 오피스텔이 속속 완공되면서 지은 지 3∼4년이 지난 오피스텔의 임대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한 달 전 입주를 시작한 역삼동 메가시티 오피스텔은 대부분 주거용 오피스텔로 90% 정도가 입주를 마쳤다. 하지만 매매가는 2년전 분양가 그대로다. 현재 18평형이 분양가 1억3천3백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지만 거래는 거의 없다. 메가시티 18평형은 보증금 1천만원에 월 80만∼90만원으로 연 수익률이 8∼9%정도로 은행이자보다는 높다.
하지만 아파트처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고 새 오피스텔이 들어설 수록 임대수익률은 낮아져 건설사들의 말처럼 투자수익률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대형건설사에서 지은 주거겸용 오피스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우건설이 지난 3월 분양한 선릉역 대우아이빌 오피스텔은 높은 청약경쟁률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정도면 살 수 있다. 분양가 9천9백만원인 13평형은 웃돈 1백만원이 붙어서, 분양가 1억1천8백만원인 18평형은 웃돈 2백만원이 붙어서 매물로 나왔다.
상지컨설팅 원종빈 부장은 “가장 좋은 임대여건을 갖춘 테헤란로의 임대시장이 이처럼 좋지 않은데 다른 곳의 상황은 더욱 나쁠 것”이라며 임대수익용 오피스텔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 강남권 소형아파트 >
오피스텔과 달리 소형아파트는 은행이자 2배 이상의 임대수입을 올리는 것은 물론 가격도 올라 적잖은 시세차익을 보고 있다.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강남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맞은편 대우 디오빌은 임대난을 겪고 있다. 임대물건이 없기 때문이다.
인근 중개업소에는 임차인들이 디오빌에 입주를 하기 위해 미리 예약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지 디오빌공인중개사 이근 실장은 “완공직후 임대물건이 쏟아지면서 2∼3개월 정도 빈 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입주를 하기 위해선 얼마간 기다려야 할 정도다”며 “임차인들이 몰리면서 월세도 10만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아파트 4백57가구, 오피스텔 41실인 역삼동 디오빌은 지난 97년 평당 6백50만원에 분양됐다. 현재 디오빌의 평당 매매가는 평당 3백만원 이상 올랐다. 분양가 1억5백만원인 16평형은 현재 1억5천만∼1억6천5백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임대가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90만∼1백만원으로 연 10%가 넘는 임대수입을 올리고 있다.
신영에서 분양한 임대형 소형아파트인 서초구 양재동 ‘체르니’도 임대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입주한 신영 체르니는 13평∼23평형 총 1백75가구로 구성돼 있다. 도심 외곽에 있다는 입지적 단점에도 2개월 만에 1백20가구 중 1백10가구가 넘게 임차인을 찾았다. 매매가도 많이 뛰어 분양가 1억2천5백만∼1억3천만원인 16평형은 4천만원 이상 올랐다.
임대수익률도 연 10%를 넘어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90만∼1백만원에 임대된다. 시티공인중개사 정철 실장은 “강남권에 소형평형이 없어서 이곳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비슷한 평형의 오피스텔과 달리 베란다와 욕조가 있고 주차가 편한 것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용기 파이낸셜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