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사송신도시 공사현장의 환경관리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양산 사송신도시 발주처와 시공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태영건설(태영)의 이 같은 안일한 태도는 폐공 처리되지 않은 관정이 지하수 오염의 주범이란 인식 아래 관정 찾기 운동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당초 LH는 양산시 사송신도시 사업현장에 130여 개의 지하수 관정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제대로 폐공 처리를 하지 않고 공사에 들어갔다. 양산시상하수도사업소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 2012년 제출한 지하수개발 이용시설 종료신고에서 밝힌 총 130개의 지하수 관정 가운데 75개를 폐공 처리했다. 나머지 55개의 관정을 폐공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둔 채 지난 4월 본격적인 사업착수에 들어갔다.
문제는 사송신도시가 착공 이전부터 폐기물 매립, 폐기물 방치 등 지하수 오염원을 가득 안고 있던 지역이라는 점이다. 특히 종료신고에 기록된 130개보다 300여 개나 많은 관정이 추가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분도 간과하기 힘든 대목이다.
지하수 관정 추정개수의 총량은 양산 사송신도시 택지지구 내에 과거 490여 가구가 존재했다는 점을 기초로 한다. 상수도시설이 열악했던 해당 지역의 사정을 고려하면, 가구마다 지하수 관정이 존재했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LH와 태영 등이 비판과 질타에서 비켜서기 힘든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이 이 같은 사정을 모르고 공사에 들어갔을 리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확인된 관정마저 제대로 폐공하지 않고 착공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LH와 태영은 지하수 오염을 아랑곳하지 않고 서둘러 공사에 들어갔다.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 공공의 가치를 저버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LH 경남본부 양산사업단 담당 부장은 이와 관련 “법상으로는 신고한 관정만 처리하면 된다. 양산시에 신고한 17개의 관정은 모두 폐공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양산시에 신고한 것 외에 남은 지하수 관정도 순차적으로 신속하게 폐공 처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LH는 본보 보도 이후 환경문제가 공론화되자 지하수 관정 폐공 처리 계획을 수립해 양산시에 보고했다. 하지만 2일 현재 확인한 바로는 7월말까지 추가로 폐공 처리된 관정은 전체 미처리된 55개 가운데 15개에 불과했다. 특히 LH는 시민단체 일각에서 주장하는 지하수 관정이 추가로 존재한다는 목소리에는 여전히 귀를 닫고 있다.
양산시를 향한 비난도 계속되고 있다. 인근 지자체에서 지하수 오염을 막기 위해 ‘지하수 폐공 찾기 운동’을 벌이는 것과 완전히 대비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시는 민선 7기에 접어든 이후에도 LH와 태영에게 여전히 관대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사)초록생활 등 시민단체는 감사원에다 LH와 양산시에 대한 감사를 펼칠 것을 요청한 상태다. 감사원이 불법적인 공사를 강행한 공기업과 이를 비호한 의혹을 받고 있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제대로 된 감사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