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에스프레소 커피점 등엔 ‘멀티화 복합화’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사진은 커피전문점 내의 아로마체험실. | ||
점포매출과 직결되는 소비 심리도 적신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비심리 위축이 점포의 매출 감소로 나타나고 있어 2003년 창업시장은 시작이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특히 창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기능을 하던 금리가 다소 불안할 걸로 전망되고 있고 전체적인 경제 전망도 불투명해 창업 자금이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될 걸로 보인다. 또 IMF 이후 꾸준히 신규 창업자가 늘어나면서 점포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창업 시장 전체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창업 동향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위축이 예상되지만 업종 트렌드는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 및 어린이 관련 사업, 자연 건강 트렌드는 여전할 전망이다. 교육분야는 소호 사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창업이 이뤄지는 분야다. 기존 교육 사업에 새로운 방식을 추가한 CD학습지배달사업이나 음악 방문 지도업 등이 새롭게 인기를 모을 걸로 보인다. 자연 건강 트렌드에 따라 기능성 건강식품 판매업도 근린상권을 중심으로 정착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건강원을 업그레이드시킨 신 업태도 등장할 것이다.
2002년부터 조금씩 관심을 끌던 허브 전문점도 조금씩 시장을 늘려나갈 걸로 보인다. 외식 분야에서는 비타민 치킨전문점, 몸에 좋은 약재를 활용해서 요리를 하는 약선요리전문점처럼 건강을 앞세운 친환경 업종들이 계속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일하는 여성의 증가로 생활 편의 업종 또한 계속 상승세를 탈 것이다. 국배달, 생선배달, 맞춤쌀배달 사업 등이 주택가의 업종 지도를 계속 바꿔나갈 걸로 보인다.
주5일제 근무의 영향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한 레저 취미형 업종이나 교외형 업종은 2003년에도 계속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여성들에게는 핸드메이드 수공예업이 인기를 모을 것이다. 특히 일본 유럽 등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크리스털 유리 공예의 경우 2002년부터 조금씩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비교적 높은 객단가와 완제품 판매 강좌 재료 판매 등 다양한 수입원을 장점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될 걸로 보인다.
월드컵을 계기로 시장에 뿌리내리는 기회를 맞은 전통외식업의 현대화 역시 마찬가지. 주5일 근무제를 계기로 오피스가에 비해 활기를 띠고 있는 주택가 교외 외식 타운에서 이들 업종의 대형화 현대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적 인테리어와 퓨전화된 메뉴, 고급스러운 접객 서비스가 전통외식업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게 될 것이다.
지난해에 인기를 끌었던 꽃게찜, 감자탕, 비빔밥에 이어 추어탕, 순대요리, 만두 등 다양한 분야의 전통음식들이 재단장될 전망이다. 단, 불황에 대한 불안을 반영, 적은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업종들이 인기를 끌 걸로 보인다. 출장형 소호 사업이나 배달 사업, 홈비즈니스 업종들은 2천만∼5천만원 이하로 창업이 가능한 업종들이다.
광촉매 코팅사업이나 에어컨 이전 설치업, 욕실악취제거 및 환경개선사업은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출장형 소호 업종들이다. 식자재 배달 사업이나 학습지 배달사업, 방문대여업 역시 적은 자본으로 할 수 있는 소액 업종으로 인기를 누릴 전망이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업종들은 업종 전환 붐이 일 것으로 보인다. 테이크아웃 에스프레소 전문점이나 생과일 아이스크림, 찜닭 전문점, PC방, 호프전문점 중 상당수 점포들은 새로운 업태로 전환을 시도할 걸로 보인다.
복합화가 새로운 대안이 되기도 한다. PC방의 경우 멀티카페형 PC방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익 모델 강화를 위해 델리숍이나 샌드위치 전문점을 결합하는 사례가 확산될 전망이다. 찜닭 전문점 등은 치킨 바처럼 기존 인테리어를 활용한 부분 개조형 업종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다.
어떤 업종을 택하든지 간에 전체적으로 점포간, 상권간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므로 어느 때보다 신중한 창업이 요구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력 개선, 서비스 강화, 차별화 상품 취급도 창업 시장의 주요할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특히 경영자의 마인드와 경영능력은 성공의 필수 요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절박감을 반영, 2002년에 이어 2003년에도 각종 유료 창업 교육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2002년 11월부터 시행된 가맹거래 관련 법률에 따라 창업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시장은 질적으로 성숙될 전망이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강화돼 경쟁력 있는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반해 그렇지 않은 체인업체들은 점점 더 시장에 발을 붙이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