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원 대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된 ‘세시봉’ 윤형주(71) 사진=연합뉴스
윤형주를 횡령, 배임 혐의로 고소한 고소인은 2명으로 ‘빌드드림’ 전 대표인 한 씨와 지난해 4월 빌드드림을 양수한 사업가 A 씨다. 지난해 12월 윤형주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실제로는 윤형주뿐 아니라 동생인 빌드드림 현 대표이사 윤 아무개 씨, 현 빌드드림 감사이자 윤형주의 부인 김 아무개 씨와 사내이사 문 아무개 씨 등 총 4명을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횡령, 배임 외에 조세포탈,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자격모용사문서 작성 및 행사,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행사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한 씨는 지난해 10월~11월 초순경 “빌드드림 법인 인감을 가져오라”는 윤형주의 요구를 거절하자 갑작스럽게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2013년 9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빌드드림 대표이사로 재임했으며, 문제의 중심에 선 ‘안성 보개면 물류산업단지 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해 이끌어왔다고 주장했다. 2013년 10월 사업 폐지 후 2014년 12월 다시 국토교통부의 실수요 검증을 통과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윤형주가 아닌 자신이 직접 관여해 왔다는 게 한 씨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10월경, 윤형주가 물류단지 개발 사업 건으로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그 계약서에 빌드드림 법인 인감을 찍어야 한다며 인감을 가져올 것을 계속해서 요구했다”며 “그러나 그때는 이미 A 씨가 빌드드림의 법인 권한을 양수한 뒤였기 때문에 내가 아직 대표직에 있더라도 A 씨 몰래 법인 인감을 줄 수 없어 거절했다. 그랬더니 그 직후 대표인 나와 다른 사내이사들을 모두 해임하고 동생인 윤 씨를 대표로, 부인과 지인을 감사와 사내이사 자리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해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 한 씨의 주장이다. 한 씨는 “나를 대표에서 해임한다는 이사회나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는 의사록에 위조된 법인 인감이나 윤형주의 동생 윤 씨 개인 인감이 날인되는 등 허위로 조작됐다”라며 “서울 공증사무소에서 이러한 의사록이 위법하다고 공증을 거부하자 대구까지 내려가 공증을 받은 뒤 윤형주, 동생 윤 씨, 부인 김 씨, 지인 문 씨 등을 모두 임원으로 등기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사건은 공증인법에 의한 이의신청이 접수돼 대구지검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윤형주의 동생이 현재 대표이사로 있는 부동산 개발 시행사 빌드드림 사무실.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사진=잡코리아 제공
피소된 A 씨는 양수 전 실시했던 법인 실사에서 드러난 빌드드림 채무 내역과 윤형주의 법인 자금 횡령을 고발하겠다고 맞섰다. 이 당시 실사를 담당한 세무사 측이 빌드드림 계좌에서 윤형주 개인 계좌로 자금이 이체되거나 현금으로 인출되는 등 “세법에 의거하여 소명해야 할 금액”으로 산정한 돈은 총 72억 8000만 원에 이른다. 여기에는 윤형주가 2010년 3월 서울 서초구의 한 고급 빌라를 매입한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 약 7억 4560만 원도 포함됐다.
대표직에서 해임된 한 씨도 여기에 ‘배임 혐의’를 추가했다. 한 씨는 “윤형주가 자신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한빛기획’에 내가 직원으로 근무하는 것처럼 회계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고, 한빛기획의 운영 자금에서 2013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총 42회에 걸쳐 1억 26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 한 씨는 빌드드림의 대표로 재직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회사에서 급여를 지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사문서위조 및 행사, 자격모용 사문서 작성 및 행사, 공정증서 불실기재 등 ‘대표이사 해임과 공증 건’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다만 횡령과 배임 부분에 대해서는 윤형주에게 “일부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횡령·배임 사건의 총액은 약 42억 원 상당이다.
한 씨는 “경찰 조사에서 윤형주는 ‘(내가) 회사에 빌려준 돈이 많다. 그걸 사용했을 뿐이지 횡령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빌드드림 법인 계좌로 받은 사업 투자금이 윤형주의 개인 계좌로 들어가거나 아예 윤형주 개인 계좌로 직접 받는 경우도 있었다. 검찰 수사에서는 경찰에서 인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면밀한 재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1일 윤형주가 회장 신분으로 주민합동설명회에 나서 ‘보개면 기계·차량 물류단지를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기계 차량 물류단지는 이미 2013년 10월 폐기된 사업이다. 내가 빌드드림 대표이사로 실수요 검증을 받아 새롭게 진행하는 보개면 물류단지는 ‘복합물류단지’”라며 “자신이 추진하는 사업의 내용이 뭔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사업권을 받아 사업을 진행할 능력이 있는지 묻고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는 윤형주의 답변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어떤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 그는 지난 7월 31일 자신이 속한 친목단체에게 “모든 결백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는 입장만을 밝혔을 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윤형주는 또 지난해 A 씨를 고소한 사기 혐의 사건에 지난 2월 한 씨를 공모자 신분으로 함께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