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포스터
시작은 역대 개봉일 최다관객 동원이었다. 지난 1일 개봉된 ‘신과 함께-인과 연’은 당일 124만6692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모았다. 이는 지난 6월 ‘쥬라기 월드:폴른 킹덤’이 개봉일 세운 최다관객 기록(118만3516명)을 넘어선 수치다.
개봉 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4일에는 146만6343명이 ‘신과 함께-인과 연’을 관람했다. 이 역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가 갖고 있던 기존 일일 최다관객 기록인 133만3310명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대박의 기준인 1000만 관객으로 가기 위한 5부 능선인 500만 관객 고지도 역대 가장 먼저 넘었다. 이 영화는 지난 5일 자정을 넘긴 직후 540만9817명을 동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봉 5일차였다. 이는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영화인 ‘명량’이 개봉 6일 만에 575만 명을 동원한 것보다 빠르다.
주말이 지나고 평일이 시작돼도 ‘신과 함께-인과 연’의 흥행 고공 행진은 꺾이지 않았다. 월요일인 6일에는 62만9817명, 화요일인 7일에는 51만5829명이 이 영화를 극장에서 확인했다. 7일까지 누적 관객은 733만9692명, 개봉 7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동원한 것도 ‘신과 께-인과 연’이 수립한 신기록이다.
‘신과 함께-인과 연’이 넘어서야 할 기록은 아직 남아 있다. 첫 목표는 최단 기간 1000만 관객 돌파다. 이 기록은 ‘명량’이 보유한 개봉 12일차다. ‘신과 함께-인과 연’이 이를 넘기 위해서는 개봉 11일차인 11일 토요일에 1000만 관객을 달성해야 한다. 8~11일까지 단 267만 명만 모으면 된다. 지난 주말 3일 간 394만 명이 넘는 관객이 ‘신과 함께-인과 연’을 선택했던 것을 고려할 때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우 황정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 ‘공작’과 많은 고정 관객을 확보하고 있는 ‘맘마미아2’ 등이 8일 나란히 개봉하지만 ‘신과 함께-인과 연’이 예매율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어 사실상 신기록 달성 초읽기에 들어갔다.
‘신과 함께-인과 연’가 넘을 마지막 고개는 역대 최다 관객 신기록 경신이다. 타이틀 보유자는 1761만5314명을 모은 ‘명량’이다. ‘명량’을 넘기 위해서는 먼저 ‘신과 함께-인과 연’의 전편이 기록한 1441만931명을 제쳐야 한다. 현재까지의 흥행 추세를 미루어봤을 때 ‘명량’을 넘는 것도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없는 ‘신과 함께’, 흥행 동력은?
‘신과 함께-인과 연’은 지난 4일 기준 최대 22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으로 현재 국내에 512개 영화관, 2946개 스크린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신과 함께-인과 연’은 이미 절반이 넘는 스크린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충분히 독과점 이야기가 나올 만하지만 언론도 여론도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관객이 찾는 영화에 상영관을 내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좌석 판매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좌석 판매율이란 ‘신과 함께-인과 연’에 배정된 좌석 중 관객이 들어찬 비율을 따진 것이다. 22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4일, ‘신과 함께-인과 연’의 좌석 판매율은 75.7%다. 1000좌석 중 757개 좌석에 관객이 앉았다는 의미다. 같은 날 배정 좌석이 ‘신과 함께-인과 연’의 5분이1 수준이었던 ‘미션 임파서블:폴 아웃’이 기록한 좌석 판매율 72.3%보다 높다. 개봉 후 ‘신과 함께-인과 연’은 좌석 판매율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결국 “관객들이 찾는 영화에 상영관을 내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대만 레드카펫 현장. (영화 홍보 스틸 컷)
또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최다 스크린 기록인 2553개를 넘지 않았다는 것도 ‘신과 함께-인과 연’이 비교적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이유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독과점 논란은 관객이 원치 않는 영화에 무리하게 상영관을 배정했을 때 불거진다”며 “‘신과 함께’는 관객들의 호평이 있었기에 이런 논란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흥행 동력은 영화의 만듦새다. 전편이 1441만 관객을 모았으니 그 중 70%만 속편을 택해도 1000만 고지를 넘을 것이란 계산은 지나치게 1차원적이다. 돈을 지불하고 영화를 봐야 하는 능동적 관객들은 1편을 보고 실망했다면 절대 2편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신파 느낌이 강했던 1편을 혹평하는 관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2편은 신파를 빼고 서사와 캐릭터의 매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영화를 관람한 이들이 “1편보다 낫다”는 입소문을 내고 있기 때문에 2편의 흥행 돌풍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남들이 보니 나도 본다는 식의 관람 행태는 사라진 지 오래”라며 “결국 ‘신과 함께’의 흥행은 영화 자체 퀄리티가 일군 성과”라고 분석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