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나라와 가까운 도시가 좋다. 6시간 안에 도착하는. 이 기준과 맞는 나라는 인도차이나와 말레이 반도의 나라들이다. 현재 7억의 인구가 살고, 세계가 주목하는 마지막 시장이다. 2. 장기거주를 하더라도 1년 12달 내내 사는 방식보다는 주로 한국의 여름과 긴 겨울에 이쪽으로 건너와서 지내는 간헐적 거주로 시작하면 어떨까. 그러려면 시기가 맞아야 한다. 3.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가 좋다. 한류가 넘치는 곳은 한국인에게 친절하기 때문. 4. 따뜻한 도시라도 인근에 선선한 고원지대가 있는 도시가 좋다. 더울 때는 휴양을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5. 집값이나 임대료가 적절해야 한다. 이주가 결정되면 가장 중요하다. 6. 음식재료 구입이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가족의 입맛에 맞는 현지음식이 많아야 한다. 7.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보다는 영어가 통하는 곳이면 더 좋다. 8. 전문병원이나 의료시설이 있어야 한다. 9. 항공 인프라가 좋은 도시여야 한다. 항공료와 관계가 있다. 10. 한국인이 좀 거주하는 곳을 택하자. 11. 가족의 취미생활도 가능한지 고려하자. 12. 자신이 가진 노하우로 소일거리를 할 수 있는 도시가 좋다. |
다음은 위 12가지 항목을 고려하여 선정한 7개 도시들입니다. 순위는 상관없습니다. 집값의 기준은 가족 2~3명이 살 수 있는 서민형 주거입니다.
미얀마 중부 삔우린의 깐도지 정원.
미얀마에는 대도시 양곤과 만달레이가 있습니다. 중부 만달레이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도시입니다. 영국인들이 많이 살았고, 커피와 농산물 집산지입니다. 연중 평균기온이 15도에서 25도로 늘 선선합니다. 대도시도 가깝고 중국과도 가깝습니다. 집값은 월 30만~50만 원선. 미얀마는 보증금 없이 1년 치를 내고 입주합니다. 주택을 사는 것은 비싸고 외국인 이름으로 살 수 없습니다.
2. 태국 북부 치앙라이
태국 최북단에 위치한 치앙라이는 치앙마이에서 4시간 정도 걸립니다. 치앙마이가 점점 도시화된다면, 치앙라이는 아직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여서 최근 휴양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미얀마 국경이 있고, 약 60km 북동쪽으로는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라오스를 맞대고 있습니다. 기후도 좋고 우롱차의 고향입니다. 최근 골프장 안에 은퇴자를 위한 고급 콘도들을 많이 지었습니다. 이런 곳은 비싸지만 시내 임대주택은 월 40만~60만 원선에 얻을 수 있습니다. 태국은 은퇴이민을 받고 있고, 의료비 등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이포 인근의 고원지대 카메론 하일랜드.
3. 말레이시아 북부 이포
이 도시는 쿠알라룸푸르(KL)와 페낭 사이에 있는 도시입니다. 수도 KL과 3시간, 해변가 페낭과 3시간 걸립니다. 도시 바로 곁에 이 나라 최대 휴양지 카메론 하일랜드가 있습니다. 카메론은 선선한 고산지대로 고냉지 채소와 차 재배지로 유명합니다. 집값은 임대료가 월 50만~70만 원선. 쿠알라룸푸르 외곽 70만~90만원보다는 쌉니다. 보증금은 두 달 치 정도를 먼저 내고 매월 내면 됩니다. 외국인이 집을 구입하려면 3억 원 이상이 있어야 합니다. 은퇴이민일 경우는 여러 혜택을 받습니다.
베트남 호찌민 인근 무이네 해변.
4. 베트남 남부 호찌민
베트남에선 한국인 이주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은퇴 후 사업을 하며 노후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호찌민 시티의 푸미흥은 한인 밀집지역입니다. 한인 맛집과 문화가 넘치는 곳입니다. 인근에 관광지도 많습니다. 4시간 거리에 무이네 해변이 있고, 7시간 거리에 시원한 고원지대 달랏이 있습니다. 메콩델타 지역 컨터 등 주말을 보낼 여행지가 많습니다. 집값은 24~28평형 아파트가 월 70만~100만 원선. 보증금을 2달 치 정도 내고 매달 내는 방식입니다.
라오스 팍세 인근의 밤바다 같은 메콩강변.
5. 라오스 남부 팍세
라오스의 자연은 중부와 남부가 더 인상적입니다. 팍세공항은 이번 댐사고로 긴급구호팀이 입국한 공항입니다. 남부여행의 중심지가 팍세입니다. 남북을 관통하는 13번 도로가 끝나는 도시입니다. 한 시간 거리에 고대도시 왓푸가 있고, 3시간 거리에 씨판돈이 있습니다. 4000개의 섬이 메콩강에 떠 있을 정도로 바다 같은 강이 있습니다. 인근에 볼라벤 고원지대가 있고 가까운 팍송는 커피산지입니다. 팍세는 기후도 좋고 물가도 싸지만 한국인에게 맞는 식재료나 물자를 공급하는데 불편함이 있는 게 흠입니다. 그래서 팍세의 외국인들은 차를 몰고 태국 국경을 통과해 장을 보고 오기도 합니다. 국경은 자유롭습니다. 집값은 월 임대료 40만~60만 원선입니다. 1년 치를 내는 방식이면 좀 깎을 수 있습니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해변가.
6. 캄보디아 남부 시아누크빌
캄보디아에는 조용하고 시골스런 해변도시가 있습니다. 시아누크빌은 프놈펜에서 5시간 정도 걸립니다. 이곳은 인근 태국 꼬꽁으로 가는 선착장이 있고, 베트남 하티엔으로 가는 버스가 4시간 정도 걸립니다. 맑고 예쁜 비치들이 여러 개 이어진 시아누크빌은 최근 중국계 상인들이 대거 몰리면서 부동산과 임대료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만해도 도심 아파트가 3베드가 월 60만 원선이었지만 지금은 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싱가포르로 떠나는 페리에서 바라본 인도네시아 바탐. 한 시간 거리에 있다.
7. 인도네시아 서부 바탐
은퇴 후에도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일하고 싶은 분에게 권할 도시입니다. 섬도시 바탐은 싱가포르 페리 부두에서 한 시간이 채 안 걸리는 휴양도시입니다. 많은 싱가포르 사람들이 주말에 오는 곳입니다. 일주일에 며칠 정도 싱가포르에서 일한다면 출퇴근도 가능합니다. 세계 100대 안에 드는 골프장과 리조트들이 있습니다. 물가는 한국과 싱가포르보다는 훨씬 싸고, 인도네시아에선 좀 비싼 지역입니다. 집값은 일반주택은 월 70만~90만 원선. 골프장 안에 지어 치안도 좋고 하우스 키핑 서비스도 해주는 고급 콘도는 월 150만 원 전후입니다.
은퇴할 시기에 ‘간헐적 이주’를 결심했다면, 자신이 마음에 드는 곳을 먼저 여행하시길 권합니다. 한 달쯤 장기여행을. 그래서 노후의 소일거리도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