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하모니로 세인들의 가슴을 울려온 형제 그룹 ‘비지스’의 모리스 깁이 지난 1월1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53세. 사망 4일 전 마이애미의 자택에서 쓰러진 그는 병원으로 실려가 복부 수술을 받았으나 상태가 악화되어 결국 비극을 맞은 것이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은 지난해 비틀즈의 멤버 조지 해리슨의 사망만큼이나 팝음악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비지스는 팝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대표적인 그룹 중 하나다. 큰 형 배리 깁과 쌍둥이 동생 모리스와 로빈은 어린 시절부터 천재적인 음악성으로 무대에 서며 1950년대 후반에 데뷔했다. 1960년대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던 비틀즈의 열풍 속에서도 살아남았을 정도로, 이들은 투명한 음악과 깨끗한 이미지로 팬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한동안의 침체기를 거쳐 1970년대 중반 다시 무대에 선 이들은 사뭇 달라져 있었다. 화려하다 못해 번쩍이는 의상에 장발의 머리, 가성의 창법, 그리고 발라드 위주였던 과거의 노래들과는 다른 업템포의 곡들. 이렇게 이들은 디스코 음악의 붐을 일으키며 본격적인 슈퍼스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존 트래볼타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
그 후 비지스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다이애나 로스, 그리고 돌리 파튼 등 대가수들의 히트곡들을 작곡하고 프로듀스하며 다방면에서 그 명성을 떨쳤다. 지난 1997년에는 팝음악계에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음악인들에게만 자격이 주어지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도 했으며, 최근까지도 새 노래를 발표하며 건재를 과시해 왔다.
사실, 이들이 사랑하는 형제를 잃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잘 생긴 외모로 한때 10대들의 우상으로 군림했던 이들의 막내 동생 앤디 깁은 이미 오래 전 형들 곁을 떠나 버렸다. 형제들 중 가장 뚜렷한 개성과 터프한 매력을 발산하며 역사적인 대 그룹의 한 축을 당당히 지켰던 모리스 깁. 천상에서 노래하고 있을 그의 명복을 빈다.
(위 사진은 1967년 활동당시의 비지스의 모습, 아래는 모리스 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