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행단정’으로 이름이 자자했던 왕년의 흑인 디바 다이애나 로스(59)의 음주운전 사건이 최근 팝팬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팝스타들이 대마초와 마약에 취해 휘청거리던 1960∼70년대에도 깨끗하기로 소문났었던 그녀는 불과 얼마 전까지도 기품이 넘치는 가수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러나 며칠 전, 미국 애리조나 경찰의 비디오카메라 속의 그녀는 마치 거리의 여인처럼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화장기가 없어 주름 많고 칙칙한 얼굴에, 숫자와 알파벳을 제대로 세지도 쓰지도 못하고, 직선으로 걷지 못해 앞으로 고꾸라지는가 하면, 창피도 모른 채 천박한 웃음을 계속 터트리기도 했다.
그녀에게선 법정 기준치의 두 배가 넘는 알코올이 측정되었다. 정신을 차린 후 그녀는 고개 숙여 잘못을 빌었으나 담당 판사의 청천벽력 같은 명령이 그녀를 아예 벼랑 위로 내몰고 말았다. 바로, 그녀의 못난 행위가 담긴 경찰의 비디오테이프를 TV를 통해 전면 공개하라는 것이다. 다이애나 로스 측의 선처 요청으로 이 비디오는 오디오를 뺀 화면으로만 방송되게 되어 그나마 불행 중 다행.
다이내나 로스는 1960년대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비틀즈에 대적할 만한 인기를 누렸던 흑인 여성그룹 슈프림스의 간판스타였다. 쭉쭉빵빵 글래머형 몸매와 구슬 같은 목소리로 때로는 경쾌하게 또 때로는 잔잔하게 사랑을 노래했던 그녀는 솔로 가수로 전향을 한 후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국내에서 지금도 애청되고 있는 대표곡이 라이오넬 리치와 함께 듀엣한 영화주제가 ‘Endless Love’.
후배들에게 정상의 자리를 내주며 엄마와 아내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했던 다이애나 로스는 몇 년 전 이혼을 하면서 인생의 큰 고비를 맞았다. 측근에 의하면 그녀는 그 후로 술에 의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친구들까지, 함께 얘기를 하다가도 그녀의 지독한 술냄새에 슬그머니 자리를 떠나버리곤 하는 실정이었다.
과연 그녀가 고속 추락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