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활약한 걸그룹 S.E.S. 출신 슈가 6억 원대 도박자금을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피소됐다. 사건이 처음 알려진 건 지난 5일.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에 따르면 슈는 올해 6월 서울 광장동 파라다이스워커힐 카지노에서 두 명으로부터 각각 3억 5000만 원과 2억 500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 국적인 슈는 내국인 출입이 금지된 해당 카지노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는 사건이 불거진 직후 자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온라인을 통해 S.E.S 출신의 동료 유진의 이름이 거론되자 그제야 피소 사실을 인정했다.
연합뉴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그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한쪽에선 이미 진흙탕 싸움은 시작된 분위기다. 온갖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담은 이른바 ‘지라시’도 여러 차례 유포되고 있다. 지금 알려진 사건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 더 있다는 전언이 연예계에서 흘러나오기도 한다.
슈 논란에 기름을 부은 건 7일 추가로 등장한 ‘영종도 카지노 목격담’이다. 슈가 인천 영종도의 파라다이스 카지노의 VIP룸을 이용했고, 그곳에서 바카라를 하다 8000만 원을 한 번에 잃었다는 목격담이 주요 내용이다. 물론 슈 측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상당히 구체적인 목격담이 추가로 나오는 데다 고소인들도 본격적인 대응을 시사하고 있어 논란의 불씨가 쉽게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슈의 법률대리인은 영종도 카지노 목격담과 바카라 도박에 대해 “도박을 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일단 슈가 일본 영주권을 갖고 있는 만큼 국내 카지노 시설 출입은 불법이 아니라는 설명. 이에 더해 슈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한 두 명의 고소인을 두고 “지인을 통해 고소인들을 알게 됐지만 사실상 슈가 이들에게 ‘작업’을 당한 거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슈로서도 “억울한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슈는 ‘카지노에 갔다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큰 빚을 지게 됐다’는 취지로 이번 사건을 해명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다. 카지노에 처음 갔다가 수억 원의 빚을 졌다는 말은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 게다가 VIP룸 목격담까지 더해지면서 의혹의 시선은 증폭됐다.
실제로 한 유명 카지노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국내에 있는 카지노에서 유명한 연예인이 ‘작업을 당했다’는 주장은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국내 카지노가 영화에 나오는 도박판도 아니고, 슈가 언급하는 ‘카지노 수표’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카지노 업계 종사자들은 슈가 이른바 ‘꽁지’한테 걸린 게 아니냐는 시선을 제기한다. ‘꽁지’는 카지노에서 돈을 빌려주는 이들을 이르는 은어. 슈의 채무액이 6억 원에 달하는 점에서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시선은 상당하다. 하지만 이 역시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다.
슈 측이 법률대리인을 고용해 적극 대응하자, 이번에는 고소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부분은 ‘작업을 당했다’는 슈의 해명이다. 고소인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스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슈가 충분한 변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탓에 돈을 빌려주게 됐다”는 설명. 특히 슈가 ‘작업을 당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영종도의 카지노는 그런 행위가 가능한 곳이 아니라고도 반박했다.
법무법인 원스는 9일 “고소인들은 카지노와는 무관한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슈를 적극적으로 카지노로 유인해서 불법적인 이익을 취하려고 하지 않았다. 도박자금으로 사용될 것을 알고 돈을 빌려주었더라도, 돈을 빌린 사람이 기망행위를 통해 돈을 지급 받았다면 사기죄 성립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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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는 최근 2~3년간 쌍둥이 딸과 함께 20여 개 브랜드 광고 모델을 맡아왔다. 몇 차례 방송에 나와 다수의 광고 모델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TV광고는 물론이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각종 바이럴 광고를 해왔다. 슈 부부와 가까운 한 연예계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2년여 동안 광고 등으로 수십억 원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돌 출신의 30대 주부 연예인 입장에서 상당한 수입이다.
때문에 슈가 갖게 된 6억 원의 채무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카지노 출입 외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담은 지라시가 휴대전화 메신저로 빠르게 유포되기도 하는 상황. 그 가운데는 슈와 남편의 ‘불화설’을 제기하는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해 슈의 남편인 프로농수 선수 출신의 임효성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적극 부인하고 있다. 프로농구 SK 나이츠를 비롯해 여러 팀에서 활약한 임효성은 2010년 슈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과 쌍둥이 딸을 두고 있다. 현재 선수생활을 은퇴하고 여러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갑작스럽게 불거진 슈의 채무에 대해 “반드시 책임지고 변제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가족을 위해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부부의 불화설에 대해서도 “억측”이라고 해명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