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편파수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
워마드는 2016년 최초 운영진이 사퇴 후 새로운 운영진으로 교체되면서 내부적으로 큰 혼란을 겪었던 바 있다. 이 시기 워마드의 기존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고 운영진과 회원들 간 갈등, 외부 해킹 등으로 피해를 입자 대부분의 회원들은 ‘임시 대피소’라는 이름의 또 다른 커뮤니티를 만들어 그곳에서 활동해 왔다. 이 대피소에서 1차 모금을 받은 뒤에야 현재 운영되고 있는 워마드 홈페이지를 개설할 수 있었다.
이후 2017년 2월께 또 한 번 운영진이 교체되고, 새로운 운영진은 워마드 홈페이지 개설을 맡은 개발자 A 씨와 커뮤니티 총괄을 맡은 B 씨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개발자 A 씨가 현재 부산경찰청이 쫓고 있는 워마드의 운영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외에도 게시판 관리자 등 20여 명이 2017년 10월까지 워마드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운영진은 워마드 홈페이지 개설 후 약 7개월이 지난 시점인 2017년 9월경 또 한 번의 모금을 요구한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워마드의 서버비를 충당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국내법상 1000만 원 이상의 모금활동을 할 경우 행안부 또는 지자체에 계획서를 내야 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목표 금액을 999만 9000원으로 잡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6일 만에 마감한 모금 정산 금액은 총 993만 7681원으로 확인됐다.
2017년 10월 초순까지 워마드를 운영한 ‘홈페이지 총괄 관리자’ B 씨가 올린 워마드 운영비 모금 공지. 사진=워마드 홈페이지
이후 A 씨와 B 씨 간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A 씨가 B 씨의 운영자 권한을 박탈한 뒤 1인 운영자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맞서 B 씨는 A 씨와 A 씨를 지지하는 게시판 관리자들의 신상 정보 일부를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이들이 모두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마침 ‘남자 목욕탕 몰카 사건’을 수사 중이던 부산지방경찰청에게 빌미를 줬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또 모금액을 놓고 ‘전액 환불’과 ‘운영자들에 대한 수고비 일부 지급’ 명목으로 의견이 갈리면서 내분은 격화됐다. 이후 2017년 10월 말께 환불을 약속했던 B 씨가 잠적하면서 결국 모금액 사용처와 행방 논란은 흐지부지 마무리된 상태다.
이 직후부터 워마드의 운영자는 A 씨 1인 체제로 현재까지 운영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시민권자인 B 씨가 아닌 내국인 신분의 A 씨가 1인 운영자 자리에 오르면서 당시 워마드 회원들 사이에서는 “경찰에서 수사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 정보가 전혀 보호되지 않는 게 아니냐”는 불안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렇게 되자 A 씨는 “경찰의 수사 압박과 이번 운영 문제 등으로 지쳐서 한국에 더 머물 생각이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A 씨는 지난해 12월 해외로 출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영장 발부 소식이 보도되자 A 씨는 지난 9일 “경찰의 근거 없는 편파 수사로 사실상 한국에 들어갈 자유를 박탈당했다”라며 “워마드 운영자로서 명예훼손, 모욕, 음란물 등 위법적인 콘텐츠를 발견할 때마다 삭제해 왔기 때문에 음란물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없다. 경찰이 근거도 없이 운영자에게 아무 혐의나 덮어 씌워 협박하고 있는 것”이라며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변호사 비용 역시 워마드를 통해 모금 받을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일요신문’ 확인 결과 10일 현재까지도 워마드 사이트에는 모자이크 되지 않은 몰카 사진과 모욕적인 문구 작성, 성기 노출 등 음란 사진이 여전히 삭제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상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