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이 펼치고 있는 ‘진실게임’이 세인들의 정신을 쏙 빼놓고 있다. 그를 다룬 다큐멘터리들이 전 세계에 전파를 타면서 그 진위성에 모두가 헛갈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악명 높은 영국의 저널리스트 마틴 바시르(Martin Bashir)가 마이클 잭슨과 8개월간 동행하며 진행한 인터뷰가 TV에 방영되면서 시작됐다. 한물간 왕년의 스타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그의, 베일에 가려져 있는 사생활을 공개한다니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러나 정작 이 인터뷰는 시청자들뿐 아니라 인터뷰에 응한 마이클 자신까지도 쇼크로 몰아갔다. 항상 화젯거리인 마이클 잭슨의 성형수술, 아동 성추행 소송에 얼룩진 과거, 세 자녀의 양육 등 심도 깊은 주제가 다뤄졌는데, 마틴 바시르의 사견이 오버랩 되고 지나친 편집으로 부정적인 면이 부각된 채 방송된 것이다.
이에 마이클 잭슨은 마틴 바시르를 ‘약속을 어기는 더러운 배신자!’라고 비난하며, 그의 팀이 따로 녹화해 둔 인터뷰 테이프로 새로운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공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마틴 바시르가 교묘한 질문으로 마이클의 부정적 답변을 얻어내는 과정을 설명하며, 그의 영원한 지지자들의 애정 어린 인터뷰를 곁들였다.
마이클의 전 아내로 첫아이 프린스와 둘째 파리스의 엄마인 데비 로(Debbie Row)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은 마이클의 괴상한 취향 때문이 아니라, 유괴를 걱정한 자신의 요구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돈을 받고 아이를 낳아 주었다는 소문에 대해 두 사람이 진정 서로를 사랑했으나 결국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나친 관심을 자신이 참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마이클의 지나친 성형수술과 하얗게 변한 피부를 두고 ‘괴물’이라며 비웃는 이들에 맞서 증인으로 나선 이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눈가를 적시기도 했다.
“마이클이 성형수술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1984년 공연을 하다가 사고로 화상을 당하면서였어요. 그리고 그의 피부가 하얀 것은 흑인들에게 발견되는 희귀 피부병 때문이죠. 처음엔 그냥 하얀 점인 줄 알고 검은 파운데이션으로 감췄는데, 결국은 점점 그 부위가 커져 아예 흰색으로 검은 피부를 덮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거예요.”
무엇이 진실인가를 놓고 팬들이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일부에선 ‘이 모든 것이 세인의 시선을 끌기 위한 조작극’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스타들에게 무례하기로 유명한 마틴 바시르의 인터뷰에 응한 마이클 잭슨의 의도를 의심하며 분명 두 사람 간 뒷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쓰러져 가는 자신의 팝 왕국을 되찾기 위해 마이클이 미디어를 교묘히 이용한 것일까?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그의 앨범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부정 못할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