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가 단단한 근육질의 반라 남성들에게 둘러싸인 채 도발적 공연을 벌여 화제다.
무대는 지난 3월 어느 날 새벽 2시, 영국 런던의 유명한 게이 클럽 ‘G.A.Y’. 수백 명의 게이들이 그들만의 은밀한 밤을 즐기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무대 위에는 팬티만 걸친 잘생긴 댄서들이 등장해 환호성을 자아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들이 함께 들고 나온 핑크 빛 작은 침대 위에 한 섹시한 여성이 누워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화끈하게 시작된 머라이어 캐리의 깜짝 공연은 클럽을 형체도 없이 녹여버리고 말았다.
클럽의 사장에 따르면 원래 다른 신인 인기 가수의 출연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머라이어의 출연 의사를 전달받고는 이내 스케줄을 조정했다고 한다. 고품격의 이미지를 지향하고 있는 머라이어가 이 무대에 서기까지는 확실한 이미지 변신을 원하는 그녀 자신의 굳은 의지가 있었으리라고 본다.
세계 각지에 홍보나 공연을 위해 방문할 때마다 까다로운 조건과 요구로 주변 사람들의 진땀을 뺐던 그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이번 깜짝 쇼에선 그저 땀 닦을 수건과 생수통 하나만을 부탁했다는 것이 더욱 그렇다. 팬들에게 바짝 다가가 오래 남을 수 있는 겸손한 가수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0년 머라이어 캐리의 데뷔는 팝음악계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온 ‘사건’이었다. 가창력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의 장기 집권을 무너뜨렸으며 레코드업계의 거부인 소니레코드사의 사장 토미 모톨라와의 결혼으로 신데렐라 얘기를 재현시켰다. 그녀는 여가수로는 최다인 15곡의 차트 1위곡을 발표했다.
백인인 어머니와 흑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로서, 또한 전직 웨이트리스로서의 그녀의 이런 성공 스토리는 이미 많은 가수 지망생들의 꿈이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뼈아픈 교훈을 주고 있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사랑보다는 부를 쫓아 감행한 결혼은 깨어진 환상과 함께 이혼이라는 상처만 남겼고, 일에만 몰두하다가 자신을 아끼는 남자들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결국 1년 전에는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병원에 실려가 ‘자살기도’라는 좋지 않은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최근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