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2차 소환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보수성향 인터넷 방송인에 폭행당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상처. 사진=6·13 지방선거 김경수 캠프 홍보팀장 채길태 씨 페이스북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경수 지사가 병원에 갔다고 해 놀라서 전화했더니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액땜한 셈 치겠다’고 답해 눈물이 났다”며 “살이 패인 사진을 보니 더 화가 난다”고 생채기가 생긴 김 지사의 목 부위 사진으로 공개했다.
김 지사 의원 시절 보좌관이자,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김경수 캠프의 홍보팀장을 맡았던 채길태 씨 역시 상처 사진을 올리며 “김 지사가 ‘상처가 난 것 같다’고 말해 확인해보니 셔츠에 피가 묻을 정도로 상처가 패여 있었다. 김 지사는 역시나 무덤덤했지만 나는 어찌나 화가 나고 손이 떨렸는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동민 의원과 채 씨는 김 지사에 대한 검찰 조사와 언론에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기 의원은 “김 지사에게만 왜 이리 모지냐”며 “김 지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책임을 다했다. 이제 놓아주고 일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아침 기사를 보고 황당했다. 드루킹 팀이 김 지사가 피자 사먹으라고 100만 원 줬다는 내용을 번복했다는 내용이다”라며 “양복 어느 쪽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한 봉투를 빼서 준 것처럼 자세하게 그림까지 만들어 가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이라면 사실을 바로 잡아주어야 되지 않나. 언론인 여러분께 협조 부탁드린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0일 새벽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관련 2차 소환조사를 마친뒤 강남 특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입구 주변에서는 보수 성향 단체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채 씨는 “이 사건은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고 예견 가능했던 일”이라며 “특검 조사 현장을 보면 출석 첫날부터 보수단체에서 각종 욕설과 위협을 하는 사례가 빈번했고, 어제는 김 지사의 지지자가 폭행당한 일이 2건이나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장은 매우 좁고 진입로가 많아 사람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차량 이동할 때도 경찰이 미리 쳐놓은 펜스를 넘어 위해를 가하려는 사람이 몇이나 있었다. 그럼에도 출석하고 퇴장할 때 모두 포토라인에 세우고 기자들 질문을 받게 하다 결국 사달이 난 거다. 김경수 지사 망신주기가 결국 신체적 위해까지 당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거다”라고 비판했다.
채 씨는 그동안 김경수 지사가 특검 조사에 자발적으로 최대한 협조했고 충분히 수사할 시간을 줬다며 “그동안 증거가 아닌 드루킹 진술에 의존해 수사를 이끌어 온 경향이 있고, 이를 언론에서 받아쓰면서 마치 사실인양 부풀어졌다. 하지만 드루킹과 경공모의 진술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드루킹이 김 지사에 대한 협박을 했던 상황에서 그의 진술이 진실인양 믿었던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연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단언컨대 정치 공방이다. 예산 낭비고 국력 소비”라며 “오늘 테러처럼 앞으로도 무의미한 갈등만 남게 될 게 뻔하다. 특검이 끝나도 재판은 진행된다. 재판에서 충분히 다투면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채 씨는 “20시간 조사를 받고 김 지사가 숙소로 가는 길, 비서인 형님에게 ‘오늘 반차를 쓰더라도 오후에 출근할 수 있게 방법을 찾아달라’고 했다. 근무기간 특검을 받은 게 아니라 미리 주어진 휴가기간에 특검 조사를 받았고, 새벽에 끝나 물리적으로 경남에 가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에 걸렸나 보다. 병원에도 다녀와야 했는데 오후에 서울본부에 출근했다는 기사를 봤다”며 “김경수는 그런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기동민 의원은 김 지사를 향한 폭행에 대해 “‘백색테러’다.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이날 새벽 특검 사무실에서 두 번째 조사를 마치고 나오다 50대 천 아무개 씨에게 폭행당했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된 천 씨는 김 지사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 등을 생중계한 적이 있는 보수성향의 인터넷 방송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