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이 영원히 어린 아이로 남고 싶어하는 심각한 ‘피터팬 증후군’을 앓고 있기는 하지만 정작 팝음악계의 피터팬이라 할 만한 스타는 폴 매카트니다. 올해 환갑인 그는 비틀즈 시절의 그 앳된 얼굴에 이제는 주름이 가고 흰머리가 생겼을지언정,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20대 젊은이의 혈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세계 투어중이던 그는 스물다섯 살 연하인 아내 헤더 밀스가 임신중임을 밝혔다. 할아버지의 나이에 얼굴 붉힐 만한 소식이지만, 그는 마치 처음으로 아빠가 되는 것처럼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 투어의 마지막으로 리버풀에서 펼쳐진 공연에서는 한 팬이 “폴, 아직 연필을 놓으면 안돼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는데, 이는 다시 아빠가 되는 만큼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곡을 계속 써야 한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사실 지난해 폴 매카트니의 헤더 밀스와의 재혼에 대해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1998년 그의 전 아내 린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사회사업가로 존경을 받았고 현명한 아내의 표본이었던 그녀를 대중들은 오랫동안 그리워했다. 그런데 일편단심 사랑이었던 폴 매카트니가 젊은 여자를 만나 결혼하겠다고 나섰으니, 팬들은 마치 그로부터 배신을 당한 듯했던 것이다. 한편에서는 모델로 활동하다가 사고로 다리를 잃고 자선사업가로 활동하는 히더에 대한 동정심으로 폴이 결혼을 결심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어쨌든 많은 우여곡절 끝에 부부의 인연을 맺은 이들은 또 하나의 예쁜 러브스토리를 써나가듯 사랑을 나누고 있다. 성이 났던 팬들도 정작 폴이 재혼 후 웃음을 되찾고 활발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올해에도 다시 한번 팝음악사에 큰 획을 그었다. 먼저, 세계 투어의 일환으로 이탈리아의 콜로세움에서 이례적으로 팝 공연을 펼쳤다. 로마의 유적 보존을 위한 자선공연으로 무려 30만 명의 관중이 모여들었다.
이 드라마틱한 공연 후 그가 발을 디딘 곳은 바로 러시아. 러시아에서의 공연은 비틀즈 시절부터 키워온 꿈이었다고 밝힌 그는 붉은 광장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가졌다. 구소련에서 비틀즈의 노래가 금지되었듯이 이번 공연을 앞두고 러시아 보수파 정치가들의 심한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자리한 가운데 13만 명의 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공연이 치러졌다.
한편 폴 매카트니는 지난 2002년 동안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팝스타다. 지난해 앨범 판매와 공연 수익으로 무려 9백억원의 수입을 올린 그의 총 재산은 1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와 린다 사이에서의 세 자녀와 함께 올해 말 태어날 아기는 이미 미래의 억만장자들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