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팝음악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집안은 다름 아닌 오스본가(The Osbournes). 헤비메탈음악의 대명사로 이 집안의 가장인 오지 오스본과 그의 가족의 일상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리얼리티 쇼가 MTV에 방영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FXXX’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외쳐대는 부모와 쉴 새 없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남매가 맨 처음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단순히 ‘엿보기 심리’를 만족시켜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과장되긴 했어도 오늘날 미국의 일반 가정들이 경험하는 갈등과 가족애를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이 쇼의 인기는 수직상승했다. 오지 오스본뿐 아니라 그의 아내 샤론과 두 아이들 켈리와 잭이 스타덤에 오른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이들이 최근 큰 딜레마에 빠지고 말았다. 세인들의 이목이 주목되면서 밀려드는 부담감에 대해 가족 멤버들이 각각 다르게 반응하면서 가족 간에 균열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의 관심을 즐기는 17세 딸 켈리는 이를 긍정적으로 이용해 가수로 데뷔를 했다. 마돈나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Papa don’t preach’ 등의 노래를 히트시키며 10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남동생 잭은 갑자기 유명 인사가 된 것에 강한 거부감을 느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삼촌뻘 되는 할리우드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던 그는 급기야 알코올 중독 증세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파티에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 주변이 엉망이었어요. 약에 중독된 채 정신 없는 친구를 보면서 이러면 안되겠다 싶었죠. 그런 모습으로 어딘가에 쓰러져 있을 제 자신을 상상해 보니 끔찍하더군요. 그래서 곧바로 엄마한테 달려가서 얘기했죠. 알코올 재활 센터에 들어가겠다구요.”
그는 두 달간의 치료를 받은 뒤 얼마 전 집으로 돌아왔다. 다시 깨끗한 심신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온 집안에 TV카메라가 설치된 가운데 그가 얼마나 오래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지 오스본은 아들의 알코올 중독에 대해 부모로서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젊은 시절 알코올과 약물에 젖어 살았던 자신이 아이들에게 훈계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눈물 어린 후회다. 한편 그의 아내 샤론은 얼마 전 암 선고를 받고 투병을 하는 와중에도 남편의 매니저 일과 가족사를 도맡아 처리하며 ‘강철 여인’으로 불리고 있다. 수술 이후에 건강을 되찾고 있는 그녀에게 각종 TV에서 토크쇼를 맡아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을 정도로 중년층에서 인기가 높다.
이런 오스본 가족 멤버들의 가지각색 모습을 보며 팬들은 내심 걱정을 하고 있다. ‘인기와 돈’에 가족간의 끈을 잃고 미디어의 희생양이 되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의 평범한 가정의 붕괴를 그렸던 영화 <아메리칸 뷰티>처럼 ‘오스본가’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