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끝나지 않은 수난.
[일요신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범죄 혐의가 또 추가됐다. 기존 관세포탈, 상속세포탈, 횡령ㆍ배임, 사익편취 위반에 이어 이번엔 공정거래법상 신고 의무 위반 혐의가 추가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조양호 회장이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동생인 이상진 씨 가족 등이 소유한 회사를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제외하는 등 거짓으로 신고한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조양호 회장은 2014~2018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위에 제출하는 자료에서 총수일가가 소유한 4개 회사와 친족 62명을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총수가 친족(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등과 합해 30% 이상 최다출자한 회사를 계열사로 보며, 기업 총수인 조 회장의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
공정위에 따르면 태일통상ㆍ태일캐터링ㆍ청원냉장ㆍ세계혼재항공화물 등 4개 회사를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조 회장의 처남인 이상진 씨 가족 등이 지분을 60~100% 보유한 회사로 태일통상과 대일캐터링은 거래금액 기준으로 대한항공 기내용품 납품업체 1,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조 회장이 사익편취 규제와 각종 공시 의무를 피하는 등 의도성을 가지고 신고 누락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조 회장은 처남 가족을 포함한 친족 62명을 공정위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만약 조 회장이 거짓 신고 혐의로 기소될 경우 최대 징역 2년 또는 벌금 1억 5000만 원을 선고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이들 4개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나 부당지원 행위까지 조사할 방침이어서 조 회장의 혐의는 더 늘어나거나 형사처벌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500억 원대 해외 재산에 대한 상속세 미납 혐의로 조 회장을 수사하고 있으며, 관세청은 조현아, 조원태, 현민 3남매와 부인 이명희, 조양호 회장 등 총수일가 전체에 대한 밀수 의혹을 수사 중이다. 총수일가의 수사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