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잘 들으면 노래 불러주지!’
거친 섹시미로 유명한 팝스타 핑크가 영국의 윌리엄 왕자에게 이색 제안을 했다. 동물보호가로 왕성히 활동중인 그녀가 사냥을 즐기는 윌리엄 왕자의 버릇을 단단히 고쳐주기 위해 설득작전에 나선 것이다.
얼마 전 스물한 살 생일을 맞은 윌리엄 왕자가 아프리카에서 사파리여행을 즐기고 왔다는 소식을 들은 핑크는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전 세계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소녀들의 꿈의 대상인 왕자가 어떻게 재미로 동물을 죽일 수 있을까!’
곧바로 그녀는 윌리엄 왕자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나 역시 왕자님의 팬들 중 하나예요. 생일파티에 나를 초대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었죠. 하지만 총을 들고 초원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동물들을 사냥하며 즐겼다니 믿어지지 않네요. 다른 머리 빈 남자들처럼 힘을 과시하기 위해 시작한 놀이였나요? 우리들 모두 한순간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죠. 이제라도 잘못을 깨닫고 남는 여가 시간을 좀 더 뜻 깊은 일에 쓰기를 바라요. 생각이 달라지면 나한테 꼭 전화를 하세요. 그렇게만 해준다면 다음 생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가서 특별 공연을 해줄게요!’
그녀의 편지는 거센 비난으로 시작돼 결국에는 ‘말 잘 들으면 떡 하나 주지’식의 회유작전으로 마무리됐다.
부모의 이혼으로 불행한 10대 시절을 보냈던 핑크는 음악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던 소녀였다. 그녀는 부모의 보살핌 없이 갈수록 삐뚤어지면서 학교보다는 거리에서 놀기를 즐겼다. 거리에서 만난 거친 래퍼들과 어울리면서 흑인음악에 눈을 뜬 그녀는 팝스타를 갈망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녀의 거칠지만 독립적인 10대 소녀의 이미지와 음악성에 반한 유명 프로듀서 베이비 페이스의 도움으로 팝음악계에 화려하게 데뷔한 것이다.
그후 그녀는 천의 얼굴을 가진 여가수로 각광받고 있다. 소년 같은 이미지로 시작해 영화 <물랑루즈>의 주제곡 ‘Lady Marmalade’를 부르며 섹시한 자태를 과시했는가하면 최근에는 여성 로커 본연의 모습으로 어필하는 등 변신에서도 성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