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8일 뉴욕의 라디오 시티 홀에서 열린 MTV 비디오 음악 시상식은 그 어느 해보다도 화려한 공연들로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충격적인 오프닝 무대는 관중과 시청자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을 뿐 아니라 야릇한 여운까지 남겼다.
오프닝 무대에 먼저 등장한 것은 거대한 웨딩 케이크였다. 이 케이크에서 뛰어나온 신세대 슈퍼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미니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에 관중들은 벌써부터 술렁이기 시작했다. 브리트니가 마돈나의 대표곡 ‘Like a virgin’의 몇 구절을 농염하게 노래하자, 이번엔 비슷한 의상을 차려 입은 또 한 명의 섹시 팝스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무대에 등장하더니 브리트니의 노래에 함께 입을 맞췄다.
이 즈음에서 관중들은 어린 시절 미키 마우스 쇼에 함께 출연해 노래하곤 했던 이들이 스타가 된 후 펼치는 첫 듀엣 공연쯤으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무대에 ‘팝의 여왕’ 마돈나가 깜짝 등장하면서 그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검은 옷을 입은 그녀는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혹적인 자태로 두 후배가수들과 열정적인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마치 레즈비언들의 은밀한 장면을 연상시키듯 서로의 몸을 쓰다듬는 야한 몸놀림이 계속되더니, 급기야 관중들은 숨이 멎을 만큼 에로틱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마돈나와 브리트니가 마치 영화 속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나 있을 법한 진한 키스를 주고받은 것이다. 이 모습은 브리트니의 전 애인이자 역시 팝스타인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눈을 치켜 뜨게 만들었을 정도였다.
(왼쪽 사진은 마돈나와 브리트니의 충격적인 “”프렌치 키스“”)
어쨌든 이들의 깜짝 공연 덕분에 MTV 시상식은 시종 들뜬 분위기에서 진행되었고 그 어느 때보다도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오프닝 공연의 충격적 이미지가 열심히 공연 준비를 한 다른 스타들의 노력을 희석시켜 버렸지만 말이다.
이번 시상식의 최고 스타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영국 출신의 록그룹 콜드 플레이였다. 저스틴은 히트곡 ‘Cry me a river’로 ‘최고 남자 비디오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최고 팝 비디오상’과 ‘최고 댄스 비디오상’까지 세 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저스틴이 ‘세계 최고의 록그룹!’이라며 치켜세웠던 콜드 플레이는 ‘최고 그룹 비디오상’, ‘혁신적인 비디오상’, ‘최고 감독상’ 등 역시 세 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 외에 흑인 여성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멤버로 최근 솔로 데뷔한 육감적인 스타 비욘세가 데뷔곡 ‘Crazy in love’로 ‘최고 R&B 비디오상’과 ‘안무상’을, 래퍼 에미넴이 키운 래퍼 50센트가 ‘최고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오른쪽 사진은 브리트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심했던 크리스티나와 마돈나의 키스. 마돈나는 역시 브리트니를 예뻐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