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 목소리’ 노라 존스 새 앨범 발표
아무리 보아도 그녀는 기존의 인기 여가수들과는 닮은꼴이 아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처럼 섹시하게 보이려고 옷을 벗어 젖히지도 않으며, 관중들에게 눈웃음을 치기는커녕 시선을 끌려고 ‘오버’하는 몸짓도 없다. 그녀는 그저 묵묵히 자신이 사랑하는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추며, 담담히 피아노를 치고 노래할 뿐이다.
1년 전 이맘때 맛나는 커피향 목소리로 전 세계의 팝팬들을 한껏 취하게 했던 재즈가수 노라 존스(24).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해 그래미상을 5개나 수상하는 저력으로 음악계 대선배들까지 전율시켰던 그녀가 돌아왔다. 오는 2월10일 발표되는 새 앨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제목처럼 집에 있는 편안한 기분으로 만들었어요!”
특히 데뷔 초창기에 감춰왔던 부담스런 출생의 비밀을 훌훌 털어버리고 임한 작품이라 그녀 자신에겐 더욱 의미가 깊다. 본래 뉴욕에서 태어난 그녀는 텍사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엄마의 성을 딴 그녀의 이름 뒤에는 한동안 비밀로 감춰온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어디를 가나 함구해 오던 생부에 대한 사실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인도 출신의 대음악가인 라비 쉥커(82). 과거 대그룹 비틀즈에게 시타(인도의 전통 악기) 연주를 전수한 스승으로, 사실상 록음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노라의 엄마는 처녀시절 라비 쉥커와 사랑에 빠져 노라를 임신했으나 불행하게도 아이를 낳기도 전에 헤어지고 만 것이었다. 시골동네에서 성장하던 노라가 주체할 수 없는 음악적 끼를 막 발휘하기 시작했을 때 엄마로부터 전해들은 꿈 같은 얘기였다.
그후 주위의 지나친 관심과 아버지의 후광으로 음악을 한다는 쑤군거림이 두려워 노라는 이 사실을 숨겨왔다고 한다. 하지만 독특한 음악색을 확실히 인정받은 지금의 그녀에게 과거사가 문제 될 리 없다. 아버지의 피에서 동양적 정서를 물려받은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달콤한 인기 팝음악보다는 진지한 재즈 음악과 포크 음악에 전념했다.
게다가 인도 미인을 연상케 하는 동그란 갈색 눈과 검은 머리색은 노랑머리와 푸른 눈이 가져다 줄 수 없는 음악적 무게를 더해주었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그녀의 순수한 이미지와 단단한 음악성에 홀딱 반한 세인들로선 새 앨범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번 앨범은 대히트를 했던 데뷔곡 ‘Don’t know why’만큼이나 감성 짙은 13곡의 재즈 발라드로 가득 차 있다. 이 노래들은 모두 노라 자신이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그녀의 음악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그녀는 오는 4월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순회공연 계획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