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의회는 지난 6일 오전 11시 제253회 임시회에서 ‘남양주시 지방공무원 정원 개정 조례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은 남양주시 별정직 공무원 6급(정무비서)과 7급(운전비서)을 증원하는 내용으로, 이번 조례 개정에 따라 남양주시 공직자는 1896명에서 1898명으로 2명 늘어나게 됐다.
그런데 정무비서로 임용된 인물이 정식 임용 전인 7월부터 남양주시장 비서실에서 근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6·13 지방선거 당시 조광한 후보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운 조 시장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보은인사라는 지적이다.
남양주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처음에 지방공무원 증원 조례안이 제252회 임시회에 올라오자, 별정직 6급 내정자가 조례 개정 전 시장 비서실로 출근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절차를 무시한 처사라며 심의를 보류했었다. 하지만 이달 6일 제253회 임시회에서는 해당 조례안을 물 흐르듯 원안 가결했다. 그러자 “시의회도 한통속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시장 집무실의 확장한 부분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진 정책과제TF팀. 이 팀에는 정무비서로 채용된 조광한 사장의 측근이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시의 행정 집행, 의정 활동을 감시하는 시민단체인 남양주 의정감시단은 이번 조례 개정에 앞서 “지방선거를 도와주거나 인수위원을 역임한 사람을 공무원으로 임명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조례 개정안에 대해 취소 및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남양주시 총무과에 따르면 논란이 된 정무비서와 운전비서는 지난 9일 자로 임용돼 비서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이때까지 별정직 공무원이 한 명도 없었지만 조광한 시장에 이르러 단체장 마음대로 임용이 가능한 별정직 공무원 자리가 새로 생긴 것이다. 이들에 대한 급여와 수당을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남양주 시민의 입장에서 달가울 리가 없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능력이 출중한 인재라도 정당한 절차를 통해 채용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별정직 확대와 보은 인사라는 딱지는 두고두고 시장의 약점이 될 것”이라며 읍참마속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남양주시는 별정직 채용 논란 외에도 시장 집무실(비서실)을 무단 확장해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집무실 기준면적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 제95조 제2항 제2호 별표2에 규정된 바를 따라야 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행정구가 설치되지 않은 남양주시는 99㎡를 사용하게 돼 있다. 하지만 조광한 시장 부임 이후 남양주시는 민원대기실 쪽에 사무실을 새로 만들어 면적을 초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양주시 공보팀은 초과 사용 부분에 대해 시장 집무실이 아닌 ‘정책과제 TF팀’이라고 해명했지만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팀에서 이번에 정무(정책)비서로 채용한 조광한 시장의 측근이 근무하게 될 것이라는 전언이 나와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임기가 불과 한 달 지났을 뿐인데 보은 인사와 무단 확장 의혹이 불거지며 첫발을 떼는 조광한 시장의 남양주 시정이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