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섹시미로 인기를 얻고 있는 여성 팝스타 핑크는 최신곡 ‘Unwind’에서 이렇게 노래한 바 있다. 핑크는 자신이 선망하는 록음악계의 전설적인 여성 보컬리스트 재니스 조플린의 불 같은 인생을 생각하며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재니스 조플린은 1970년 겨우 스물일곱 살의 나이에 약물과다복용으로 세상을 떠나 당시 록음악계에 큰 충격을 줬던 히피 시대의 아이콘. 비슷한 시기, 똑같은 나이에 사망한 그룹 도어스의 카리스마적인 싱어 짐 모리슨, 록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와 함께, 그녀는 비명에 간 천재 록커 ‘3J’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최근 들어 할리우드에서는 재니스 조플린의 삶을 재조명할 두 편의 영화가 기획되고 있다. 그 중 한 편의 영화에는 최근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성격파 여배우 르네 젤위거가 이미 주인공으로 낙점돼 있는 상태. 뮤지컬 영화 <시카고>를 통해 그녀의 노래실력은 입증이 되었지만, 과연 그녀가 열정적인 록 싱어의 역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의심하고 있다.
남들이 ‘날 사랑해 줘요. 내 연인~’이라며 예쁘게 노래할 때 그녀는 ‘너는 나를 질리게 해!’(초창기 히트곡 ‘You make me sick’)라며 당차게 외친 바 있다. 록음악이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1960년대에 쇳소리 나도록 내지르는 보컬로 남성 록커들을 긴장시키며 등장했던 재니스 조플린과 비슷한 면모다.
타인의 눈을 아랑곳하지 않는 소신있는 음악과 스타일로 팬들을 중독시켜 버린 것 또한 이 두 가수의 공통점.
“간혹 핑크에게서 재니스의 영혼이 분출되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핑크가 영화를 통해 재니스를 환생시키리라 믿어요!”
아리스타 레코드사의 사장 클라이브 데이비스는 이렇듯 핑크에 대한 ‘신념’이 깊다. 오래 전 재니스 조플린의 첫 레코드 계약을 성사시킨 당사자였던 그는 핑크와 함께 이 영화의 사운드 트랙 앨범을 작업할 예정이다.
영화 <웨인스 월드>를 탄생시켰던 감독 페네로페 스피리스는 핑크의 오디션을 두고 ‘내 인생에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라고 평한 바 있다. 현재 유럽 순회공연중인 핑크는 올 여름부터 영화 촬영에 돌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