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도살장내부의 개 사육장 모습. (사진=서울시민생사법경찰단)
[일요신문] 장효남 기자 = 관할구청에 신고도 하지 않고 60㎡ 이상의 대형 ‘개 사육시설’을 설치해 사육하면서 하루 평균 10마리의 개를 도축한 업자가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및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 됐다. 또한 개를 도축하면서 나온 폐수를 하천 등에 무단으로 방류한 다른 두 곳도 적발돼 검찰에 송치됐다.
최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서울 모처에서 폐수배출시설 설치신고도 하지 않은 채, 개를 도살하면서 발생한 도축폐수를 무단 방류한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지 4개월 만에 3개 업소를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A업체는 개 사육으로 인해 가축분뇨가 발생하는 시설일 경우 사육시설 면적이 60㎡ 이상이면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전에 관할 관청에 신고하고 적정처리시설을 갖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고도 하지 않고 60㎡ 이상의 개 사육시설을 설치해 사육하면서 하루 평균 10마리의 개를 도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해당업체는 아무런 처리시설도 없이 분뇨와 폐수를 인근 하천으로 무단방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B업체와 C업체는 개를 도살하면서 나온 폐수를 하천 등에 무단으로 흘려보낸 혐의(물환경보전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2004년 10월경부터 경기도 등지에 소재한 개 농장이나 ‘육견 경매소’ 등에서 개를 구입해 서울시 S구와 G구에 설치된 사육시설에서 사육하다가 보신탕집과 계곡유원지 음식점 등의 주문에 따라 새벽시간대에 하루 평균 7~8마리의 개 등을 도살장에서 도축했다. 이때 발생한 핏물과 분뇨가 섞인 폐수(하루 평균 500ℓ)를 정화도 하지 않고 그대로 무단 방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이번에 적발된 피의자 3명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관할기관에 통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에 참여한 관계자는 “제보를 받은 이후 도축장을 살펴보기 위해 인근에서 잠복을 하면 이를 본 주민들이 이상하게 여겨 쫓아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이에 아랑곳없이 몇 일간 반복되는 잠복근무를 통해 업자들이 새벽에 작업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후 있었으며 이후 수색영장을 통해 내부에 진입해 물증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물 하루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었나’는 질문에 “개 한마리가 도축되는 과정에서 물이 어느 정도 사용되는지 확인한 후 이것을 일일 도축수를 대입해 계산해 보면 일일도축에 따른 하루 물 사용량을 알 수 있다”며 “물론 현실적으로는 이 보다 더 많이 사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청량리 경동시장과 중앙시장의 개도축 업소를 대상으로 전업이나 폐업, 도축중단을 설득한 결과, 경동시장 6곳, 중앙시장 2곳 총 8개 업소 중 3개 업소가 지난해 폐업을 했고 3개 업소가 도축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경동시장 내 나머지업소 2개소 마저 내년 1월부터 도축을 중단하기로 합의해 도심의 전통시장 개도축 업소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살아있는 개의 도축행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동물학대행위 등을 근절하기 위해 이후 발견되는 개도축 업소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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