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예계에서는 인기와 부를 가져다준다는 이름으로 개명을 하는 연예인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팝음악계에서 가수들의 이름 바꾸기는 그리 흔치 않은 얘기다. 1980년대 중반 ‘왕자’ 라는 독특한 이름으로 데뷔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흑인 가수 프린스(Prince)가 개명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었다.
그는 10년 전 갑자기 남성(♂)과 여성(♀)을 상징하는 두 심볼을 합성해 만든 이미지(사진 참고)를 자신의 새 이름이라고 공포해 세상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방송에서는 그 문양을 그대로 보여주면 되었지만, 그의 노래를 소개해야 하는 라디오 DJ들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이들은 처음에 그를 ‘러브 심볼’이라고 부르다가 결국은 ‘프린스라고 불리우던 아티스트’라고 소개하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최근 다시 원래의 이름인 프린스로 돌아왔다는 것. 개명 이후 인기가 급락했기 때문에 과거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방안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최근 마돈나는 ‘Re-Invention’(재발명)이란 타이틀로 세계 투어중인데 콘서트마다 전회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수익을 낳고 있다. 든든한 남편과 두 아이의 엄마로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는가 하면 얼마 전 발표한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들도 큰 찬사를 받고 있다.
이렇듯 ‘마돈나’라는 이름하에 성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가 도대체 왜 갑자기 개명을 한다는 것일까? 그녀의 최근 인터뷰를 잘 살펴보면 그 이유를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겉으로는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그녀가 내면적으로는 자신이 살아온 삶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금의 성공이 있기까지 정말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경우가 많았어요. 주변 사람들을 아프게 만들면서 까지요. 그리고 제가 10년이 넘도록 옷을 벗어 제쳐가며 ‘나를 좀 봐 달라!’라며 인기를 구걸했던 것도 사실이죠. 인기를 얻은 후에도 어디를 가나 달려드는 취재진 때문에 ‘일’을 위해서가 아닌 진정한 ‘나’를 위한 삶을 살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하니 참 후회 되는 게 많아요.”
유대 신비주의 철학 ‘카발라’(Kabbalah)에 심취해 정신세계 탐구에 열심인 그녀는 ‘카발라’에 등장하는 히브리어 이름 ‘에스더’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와 힘을 얻고 싶다고 한다. 과연 ‘마돈나’가 ‘에스더’가 되어 자신이 바라는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