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저장장치 : ESS 및 전기차 충방전’을 주제로 세미나를 하고 있는 문승일 서울대 교수. (사진제공=한국전기공사협회)
[일요신문] 박창식 기자 = 한국전기공사협회는 20일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저장장치 : ESS 및 전기차 충방전’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올해 초부터 특별 세미나를 시리즈로 진행해왔다. 문승일 서울대 교수가 지난 1월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전기공사업계의 전략’을 주제로 강의에 나선데 이어 3월 문채주 목포대 교수(4차산업혁명과 재생에너지)와 6월 원동준 인하대 교수(마이크로그리드와 4차산업혁명)가 세미나에서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전기공사업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문승일 교수는 “현재는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저장과 융통의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ESS는 생산된 잉여에너지를 원래 성질 그래도 변화시켜 저장하고,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하는 시스템”이라며 “주파수 조정, 피크 감소, 신재생에너지 출력 안정화, 덕커브 현상 해소 등에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이미 주파수 조정용 ESS로 한국전력공사에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6,250억원의 예산을 들여 500MW의 에너지 저장장치를 구축한 예가 있으며, 신재생 출력을 안정화하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와 연계된 ESS를 활용해 과전압, 과조류, 주파수 변동 등의 문제를 완화한 사례도 있다”며 “계통입장에도 피크 감축/부하 평활화를 통해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수월한 예비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문 교수는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로 저녁시간의 순부하량이 급증하는 ‘덕커브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ESS의 필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시 100GWh 규모 이상의 전력저장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ESS 상업용 특례요금 할인 확대 정책, 공공기관 설치 의무화 정책, 가중치 부여, ESS를 비상발전기로 활용 허용 등 다양한 확대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30%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ESS시장의 경우 2015년까지 140GWh로 연평균 28%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차세대 ESS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150~200GWh의 에너지 저장장치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했으며, 이를 위해 산업 성장이 폭발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인증 인프라 개선, 대규모 ESS실증 추진, ESS 재활용 기술 개발, ESS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이 필요하고, ESS인증센터 설립, ESS실증사업 추진, ESS재활용 기술개발 센터 설립, ESS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의 세부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문 교수는 ESS에 이어 전기자동차 충방전 장치에 대한 강연도 나섰다.
문 교수는 “향후 10년이 ESS의 시대라면, 그 이후 시대는 전기차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수요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면 인프라 구축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가 확대되면 충방전 시스템 구축 외에도 신재생 연계 충전 인프라, 양방향 전기 충전소를 이용한 V2G사업, 수요자원 활용 등으로 무궁한 활용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ESS, 전기차 등의 영역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에너지 산업의 주류로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기공사업계가 영역을 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전기공사협회도 현재 영역에 만족치 않고, 새로운 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미나 종료 후에는 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겨 ‘4차산업혁명 자문위원회’가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앞서 진행된 문승일 교수의 세미나 내용에 덧붙인 논의가 추가로 진행됐다.
문채주 목포대 교수는 “현재 실시간 전력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며 “AMI보급이 선제되어 전력거래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일 서울대 교수는 “향후 에너지 산업 자체가 기존의 시스템과는 다르게 흘러갈 것이 분명하고, 현재 그런 움직임이 실제로 보이고 있다”며 “새로운 산업에 대응해 타 업역과의 교류로 새로운 파이를 키우고, 뉴 비지니스를 개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동준 인하대 교수는 “세부적인 공사 수주보다는 큰 그림을 보고, 플랫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ESS도 마이크로그리드 등으로 모듈화되고 있는 부분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