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첫날, 임씨는 워밍업을 한 후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기 위해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에 필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몸매는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다비드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근육질 몸매였다. 순간 필자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마라톤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 거기에다 실력도 수준급이니 분명 그의 달리는 모습은 환상적일 거야. 호홋!’
드디어 임씨가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몇 초 지나지 않아서 필자는 그만 ‘헉! 로봇이다’라고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그의 모습은 상당히 딱딱했다. ‘저토록 유연성이 없는 몸으로 어떻게 3시간 01분대로 완주했을까?’ 오히려 그의 달리기 실력이 대견할 뿐이다.
훈련을 마친 후 임씨와 상담을 하면서 마라톤 훈련과 더불어 유연성 훈련도 함께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그는 유연성 훈련을 할 시간에도 달려야 한다며 무조건 많이 달리는 것만이 실력을 향상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필자가 누군가. 아마추어 마라토너들 사이에서 ‘방 카리스마’로 불리는 사람이 아닌가. 결국 임씨는 필자의 카리스마에 흡입(?)되어 유연성 훈련도 열심히 했다.
3개월 과정의 아카데미를 마칠 즈음, 임씨의 달리는 모습은 처음 필자가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환상적인 모습 그 자체였다. 이제 그가 ‘sub-3’를 하는 건 시간문제다. 임재철 디자이너의 ‘sub-3’를 위해 아자!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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