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해야가 knn배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정형석)에서 펼쳐진 제13회 KNN배 대상경주(GⅢ, 1,600m, 오픈, 5세 이하, 암 별정-A)에서 부산의 ‘해야’가 빠른 출발과 강인한 지구력을 동시에 선보이며 지난 뚝섬배 대상경주에서 8위에 머물렀던 부진을 깨끗이 정리하고 부산의 새로운 암말 강자로 등극했다.
렛츠런파크 혼합 5세 이하 최고의 암말을 가리는 레이스가 바로 ‘퀸즈투어’ 시리즈이다. 그 시작이었던 ‘뚝섬배’가 지난 6월에 개최되었고 그 두 번째 관문이 바로 19일 총 상금 4억원을 걸고 개최된 KNN배 경주인 것이다.
확실한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것이 바로 경마의 매력이지만 KNN배는 더욱 그러했다. 경기 전 승부를 예측하는 물음에 대하여 전문가들과 기자들이 내놓은 대답은 ‘전혀 알 수가 없다’ 였다. 출주마들의 실력이 비슷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주가 시작됐다.
8월 부산의 뜨거운 태양 아래 16마리 경주마를 가득채운 출발대 문이 열리면서 서울과 부경 대표 경주마 16마리의 긴장감 넘치는 경주가 시작됐다.
출발 직후 박재이 기수의 11번 ‘담양환호’와 유승완 기수의 8번 ‘에이스 스피닝’이 빠른 출발을 보이며 선두로 나섰고 안쪽에서 유현명 기수의 1번 ‘해야’가 점차 속도를 올리며 따라 붙었다.
1번 ‘해야’는 이내 선두로 올라섰고 뒤를 이어 8번 ‘에이스스피닝’과 11번 ‘담양환호’가 선두 그룹을 형성했으며 바깥 쪽에서 6번 ‘청수여결’이 안으로 들어오며 조금씩 순위를 높여오는 구도가 4코너 초입까지 이어졌다.
결승선 직선주로에 접어들면서 1번 ‘해야’가 약간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8번 ‘에이스스피닝’도 포기하지 않고 1위를 위협하고 있었으며 송경윤 기수의 13번 ‘아이스마린’이 3위권으로 올라섰다.
결승선 통과 직전 중위권에 있던 6번 ‘청수여걸’이 2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선두 탈환의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는 듯 하였으나 1번 ‘해야’는 빠른 스타트에 이어 뒷심까지 보여주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번 ‘해야’의 압도적인 독무대에 경마팬들의 함성으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가득찼다.
6번 ‘청수여걸’이 막판 스퍼트로 13번 ‘아이스마린’을 따돌리는 과정에서 주행방해가 있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심의경주로 지정됐고 경마팬들은 혹시나 모를 2위ㆍ3위 변경에 숨을 죽이고 결과를 기다렸다.
심의결과 주행방해가 순위변경 사유에는 미해당 되는 것으로 확인되어 도착 순위는 1번 ‘해야’, 6번 ‘청수여걸’, 13번 ‘아이스마린’ 순으로 확정됐다.
‘해야’와 환상적인 질주를 펼친 유현명 기수는 경주 직후 열린 인터뷰에서 “최근에 우승을 많이 놓쳐 아쉬웠는데 오늘 그 한을 제대로 풀었다. 지난 부진에도 포기하지 않고 출전을 계속해준 마주님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하며 우승의 공로를 자신과 ‘해야’에게 끝까지 신뢰를 보내준 양치복 마주에게 돌렸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KNN배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출발했지만 경마팬들로부터 초반 스타트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받던 2017년 KNN배 3위마 ‘해야’가 막판 뒷심까지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해 한국경마 역사의 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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