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이 한창인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
[일요신문] “트럼프의 미소” 미국과 중국이 160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각각 추가로 25% 관세를 부과했다. 양국 간 무역전쟁이 또다시 심화될 전망이다.
미중 양국은 지난달 6일 340억 달러(약 38조 원)어치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추가 조치로 양국이 고율 관세를 물린 제품 규모만 총 500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
특히 이번 관세부과는 22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의 차관급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단행된 것이어서 재협상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추가 관세 조치의 선방은 미국 정부였다. 미국 정부는 예고대로 23일(현지시간) 0시부터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정부도 이날 낮 12시 01분(현지시간)부터 16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 추가 관세부과에 돌입하면서 맞불로 대응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남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23일부터 중국 수입품 160억 달러 어치에 25%의 관세를 매겼고 이는 명백히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담화를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관세부과 문제를 WTO 분쟁 조정 기구에 제소할 방침이다.
‘트럼프의 믿는 구석은 관세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은 대부분 추가 관세 품목을 반도체 등 279개의 산업재 위주로 선정해 소비자에게 미치는 직접적 영향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 중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버번위스키, 오렌지 주스 등 333개 품목을 추가 관세 품목으로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상징성을 부각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난달에 피력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 관세 조치를 단행한 현재도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무역실무협상이 열리는 등 협상 진행과 관세부과 강행을 동시에 진행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수입 규모는 5055억 달러(미국 상무부 기준)에 달하지만, 중국의 대미 수입은 1539억 달러(중국 통계국 기준)로 관세부과에 따른 피해는 중국이 더 클 수 밖에 없어 트럼프의 압박카드는 더 거셀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