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가 몰릴 만큼 분위기도 뜨거웠다. 각 후보자가 나올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고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럼에도 지도부에 출마한 후보자를 향한 박수가 아니면서도 어느 때보다 크고 특별했던 박수 2번이 눈길을 끌었다. 박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호명됐을 때와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 축사가 끝났을 때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당대회 영상 축사. SBS뉴스 캡처.
먼저 김 지사를 향한 박수는 전당대회에 참석한 각 지자체장을 호명하면서 나왔다. 광역시장, 각 도 도지사를 호명할 때는 큰 반응이 없었지만 사회자가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외치자 엄청난 박수가 터져나왔다. 현재 민주당 당원들에게 김 도지사가 어떤 의미인지, 한때 전당대회 득표를 위해 김 지사 옆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이 벌어진 배경이 뭔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박수였다.
투표 개시 이후 속속 퇴장한 귀빈들 중에서도 김 지사는 남달랐다. 인파가 몰려 악수를 하고 사진을 요청하면서 체육관 밖으로 나서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원들은 “지사님 힘내세요!”를 외치며 김 지사가 가는 길을 함께 따라갔다.
두 번째 박수는 문재인 대통령 영상 축사가 나올 때 터져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뵙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영상을 통해 당원 동지들을 뵙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뜁니다”로 시작하는 영상 축사가 시작되면서 당원들의 환호성은 커져갔다. 축사가 끝나고 사회를 맡은 강훈식 의원이 “청와대까지 들리도록 환호해달라”는 요청에 더 큰 박수소리가 나왔다.
문 대통령의 인기는 축사에서 끝나지 않았다. 거의 모든 후보 홍보 영상과 연설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중심에 있었다. 예를 들어 이해찬 당대표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 김해영 최고위원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보증한 정치 지도자’, 박광온 최고위원 후보는 ‘문재인의 대변인’ 등 문 대통령을 메인 슬로건에 쓰기도 했다.
많은 후보들의 연설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당 내부에서 비판했던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때문인지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문 대통령이 중심이었다. 핵심 키워드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었다.
김진표 당 대표 후보는 “더 이상 문재인 대통령님을 외롭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송영길 당 대표 후보도 “문재인 정부의 꿈 실현할 수 있는 지도부 만들어달라”고 한 표를 호소했다. 박주민 최고위원 후보는 “우리는 성공해야 한다. 대통령이 문재인이고 당이 더불어민주당이기 때문이다. 이 조합으로도 성공하지 못하면 희망은 없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