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최근 문을 열어 화제가 된 역삼동의 EJ바. 내부는 여느 바와 마찬가지지만 엔터테인먼트 자키(EJ· Entertainment Jockey)라는 직원이 자신이 맡은 고객에게 타로점 카드게임 마술 등 다양한 재미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를 찾기 전에 인터넷으로 EJ를 지명하고 예약하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 EJ들은 대부분 본명보다는 예명을 쓰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투잡스족이라서 혹시라도 자신들의 본업에 피해를 입게 될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EJ수는 모두 1백여 명. 그중에서 양크리스탈씨(예명·23)는 가장 인기가 높다. ‘얼짱’에다 말솜씨가 좋기 때문이라는 게 동료 EJ들의 평. 그의 꿈은 항공사 승무원. 취업준비를 하던 중에 시간을 내 자신의 장기인 타로점(카드점의 일종) 실력을 살려 이곳에서 EJ로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스튜어디스가 되기 위해 낮에는 회화학원 다니면서 공부하고 밤에 이곳에서 일해요. 재미도 있고 돈까지 벌어서 일석이조예요”라고 말했다.
13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EJ가 됐다는 그는 “우리는 접대부가 아니라 즐거움을 제공하는 프로페셔널이에요. 가끔 만취한 손님이 손을 잡으려하거나 ‘작업’을 거는 사람도 있어요. ‘룸은 없느냐’ ‘2차도 되느냐’고 물어보는 손님 때문에 속상할 때도 많아요”라고 털어놓는다.
술문화의 변화와 함께 등장한 신종직업인 EJ. 아직 낯설지만, 그는나름대로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