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그런데 이번에는 출발이 나빴다. 게이트에서 반 박자 늦게 나왔고, 진로가 막히면서 후미에서 전개를 하고 말았다. 4코너 이후 직전주로에서 뒤늦게 역전을 노렸지만, 결국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선두에서 레이스를 펼쳐야 되는 마필이 추입전개를 펼쳤고, 또한 직전보다 편성이 강해진 승급전이었다는 점에서 필자는 점수를 높게 주는 것이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메니피는 설명이 필요없는 대한민국 넘버원 씨수말이고, 모마 백파도 현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명마다. 3세 때는 오크스배를 석권했고, 4세 때는 SBS배 우승과 대통령배 준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백파가 현재 14세로 너무 나이가 많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론 좀 더 젊었을 때 자마를 생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튼 승군 적응을 했고, 앞으로 계속해서 기량이 더 성장할 마필이라 다음 경주에서는 더 좋은 성적이 예상해본다.
# [서-국4]위너스피릿(3세·수·4전2/0/0·녹원목장·서범석 부:샤프휴머, 모:메릴스스피릿)=지난주 경마에서 가장 많은 전력향상을 보인 마필이다. 이전 경주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기에 필자는 강하게 축으로 추천했는데, 이 정도로 잘 뛸 줄은 몰랐다. 선행을 나서며 2위마를 무려 8마신이나 이겼다. 1번 게이트에 안토니오라 선입전개를 예상했는데, 쉽게 선행을 장악했고, 막판에는 상대마를 압도하는 탄력까지 보였다. 아무리 기수가 좋고, 게이트가 좋아졌다 하더라도 직전경주에 비교해볼 때 장족의 발전임이 분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4등급에 올라갔는데, 4등급에서도 곧바로 통할 전력으로 판단된다. 혈통도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부마 샤프휴머는 최근 들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모마 메릴스스피릿은 현역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지봉사랑(2군), 마하알파(3군), 엔젤인하트(3군) 등을 배출했다. 540㎏대의 좋은 마체를 타고났고, 선행과 추입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강점도 지녀 더 성장할 여지도 많아 보인다.
# [서-국3]미라클한센(3세·암·6전3/2/0·이혜란·김학수 부:한센, 모:클립스어보모허)=선행에 실패하고도 선입전개로 4마신차 완승을 거둔 마필이다. 선행마가 많은 편성이라 비록 인기 1위였지만 반신반의하며 결과를 주목했던 말인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발 빠른 마필이 많아 예상대로 선행엔 실패했다. 그러나 선입전개 이후 직선주로에서 탄력적인 발걸음을 보였다. 이전에도 선입으로 2위를 기록한 적이 있었으나 여력 없이 간신히 지켜낸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여유 있게 우승을 따냈다. 이전 경주와 비교해볼 때 완벽한 전력향상이었다. 기록도 1:13.4가 나왔는데, 이날 2등급 우승기록과 거의 비슷했다. 이번 경주 우승으로 3등급에 올라갔는데, 장거리는 적응이 필요하겠지만, 단거리에서는 당장 입상진입이 가능해 보인다. 그만큼 이번의 선입 완승은 의미가 큰 승리였다.
# [부-국5]킹삭스(2세·수·1전1/0/0·김창식·김영관 부:오피서 모:에스페란자)=데뷔전에서 괴력을 발휘하며 압승을 거둔 2세 신마로, 다음 5등급 경주에서도 입상이 유력해 보인다. 초반 좋은 출발을 보이며 선두에 나섰고, 4코너 이후 직선에 들어서자 격차를 더욱 벌리며 2위로 달리던 마이티파워를 9마신이나 따돌리며 대승을 거뒀다. 기록도 1:00.3가 나왔는데, 4등급 우승기록보다 0.9초가 빨랐다. 막판 라스트타임도 12.5초가 나왔는데, 왠만한 추입마보다 빠른 기록이었다. 기록으로 보나 경주 내용으로 보나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마체중이 450㎏대로 체구도 크지 않고 혈통적 기대치도 아주 높지는 않지만 대한민국 최고 마방 김영관 소속이란 점과 주행자세가 매우 부드럽고 목놀림이 유연하다는 점에서 발전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퀸즈 투어 두 번째 관문’ KNN배 대상경주 리플레이 청수여걸 ‘여왕 등극’ 한발 앞서 퀸즈투어 두 번째 관문인 KNN배 대상경주에서 부산의 해야가 우승했다. 뚝섬배 우승의 여세를 몰아 굳히기에 나섰던 청수여걸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고, 막판 깜짝 추입에 나선 아이스마린이 3위를 기록했다. 8월 19일 렛츠런파크 부경에서 열린 KNN배 대상경주에서 해야, 청수여걸, 아이스마린이 간발의 차이로 1·2·3위를 했다. 한국마사회 동영상 캡처. 출발은 담양환호가 가장 빨랐다. 그 다음으로 에이스스피닝, 해야의 순이었는데, 1번 게이트 이점을 안고 있던 해야가 출발 후 강하게 밀고나와 200미터 부근에서 선행을 차지했다. 그 뒤를 영희시대, 로켓퀸, 소중한소망 등이 따랐고, 출발이 매끄럽지 못했던 청수여걸은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4코너까지 특별한 변수 없이 레이스가 전개되었고, 경합 없이 편안하게 선두를 달렸던 해야가 결국 막판까지 버티며 우승을 따냈다. 막판 역전에 나섰던 청수여걸은 0.1초의 근소한 차이로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인기순위 1, 2위 마필의 동반입상으로 단승식, 복승식 모두 최저배당이 기록됐다. 직전경주에서 1년 공백을 딛고 우승했던 아이스마린은 막판 대역전을 노렸지만 머리차로 3위에 머물고 말았다. 퀸즈투어는 뚝섬배, KNN배, 경상남도지사배 세 개의 대상경주 성적을 종합해 대한민국 최고의 암말을 선정하는데, 작년에는 실버울프가 세 개를 모조리 석권하며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올해는 현재까지 청수여걸이 한 걸음 앞서있다. 이번 KNN배에서는 해야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첫 번째 관문인 뚝섬배를 이미 정복한 바 있다. 당시에 해야는 8위에 그쳤다. 가을에 펼쳐질 경상남도지사배가 사실상의 결승전이긴 하나, 경주거리가 2000미터라는 점과 이번 KNN배에서 해야가 최적의 레이스를 펼치고도 간신히 우승했다는 점에서 필자는 청수여걸에게 한 표를 주고 싶다. 나머지 마필 중에서 최대복병은 아이스마린을 꼽는다. 계인대염으로 1년간 휴양했음에도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한 모습을 보였고, 경상남도지사배가 2000미터로 펼쳐진다는 점에서 막판에 극적인 추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우승을 하더라도 퀸즈투어 챔프에 오를 수는 없지만, 베팅에 참고할 필요는 있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