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가 회원제명 건으로 말썽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징계결과 통보서.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회장 이천희)가 회장 선거의 불법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회원제명 건으로 말썽을 빚고 있다.
취재 결과 상인회는 정관에 정해진 소명기회를 사전에 부여하지 않은 채 이전 집행부 측 회원 3명을 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명당한 회원들은 “부정선거에 반발하는 회원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자 이전 집행부 임원 3명을 불법 제명했다”고 주장했다.
회원 제명을 위해선 상인회 정관에 따라 소명기회를 부여하여 그 사유를 청취한 다음 처리하여야 하지만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한 채 불법으로 제명을 했다는 주장이다.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는 지난 1월 30일 치러진 상인회장 선거에서 102표를 얻은 이천희 후보가 101표를 얻은 상대 후보를 1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자 상대 후보를 비롯한 일부 회원들은 대리투표 의혹과 선거인명부 누락, 비대위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 불법여론조사에 의한 선거운동 등을 문제 삼아 이번 선거가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상인회의 파행을 예고했다.
이들은 시장 선거관리위원회에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재검표를 요구했으나 당선자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당선자 측에서는 2월 12일 전 집행부 회장과 부회장 등을 업무상 횡령죄와 업무방해로 고소했으나, 수사 결과 7월 10일 혐의 없음으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 불기소이유통지서)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가 이전 집행부 회장과 부회장, 총무를 업무상 횡령죄와 업무방해로 고소했으나, 7월 10일 혐의 없음으로 처리됐다. 사진은 불기소이유통지서.
한편 6월 12일 수원지법여주지원에서 투표함을 개봉한 결과 이천희 현 회장 표 1장이 상대 후보 표 묶음에 포함된 게 발견됐고, 이 회장의 당선이 법원에 의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일부 상인들은, 4개월 동안 상인회 사무실에 보관돼 있던 투표함의 훼손에 깊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당초 기표가 잘못된 3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었는데 4개월 지나 개봉 결과 이런 표는 보이지 않는 대신 엉뚱한 표들이 나온 부분과 양측 참관인이 수차례 검표했는데 1표가 상대방 표 묶음에 있었다는데 대해 많은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천희 회장 측은 상대방 후보 측 전 부회장과 이사 2명 등 3명을 제명하고 이 사실을 8월 14일 당사자들에게 통보했다.
징계결과 통보서에 따르면, 이들이 허위사실에 기반하여 상인회장 선거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여주지원에 회장과 감사 2인 부회장 2인을 비롯 이사 전원에 대해 업무를 중지시키고 회장직무대행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해 상인회의 명예를 훼손시켰으며, 해당 임원들에게 정신적 금전적 피해를 입혔고 상인회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해 상인회 정관 제37조(본회의 명예 및 회원의 품위를 훼손)에 따라 제명을 했다는 것. 그러면서 제명 결과에 불복할 경우 그 사유를 8월 24일까지 상인회에 서면으로 소명하라고 했다.(사진: 징계결과 통보서)
제명당한 회원들, “막가파식 징계 이대로 안 된다” 성토
하지만 제명 당사자들은 제명될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징계절차도 위배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상인회장 선거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여 바로 잡고자 했을 뿐인데, 사전 소명기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명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특히, 상인회 정관 37조 ②항에는 ‘중징계자 및 탈퇴자는 소명기회를 부여하며 그 사유를 청취한 다음 처리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제명을 먼저 결정한 다음 서면으로 소명하라는 것은 명백히 정관에 위배 된 것으로 절차상 하자로 인한 무효“라고 비난했다.(사진: 상인회 정관)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 정관
그러면서 “현 회장이 내세운 상인회 대통합이 말뿐인 허구라는 것을 이번 제명 건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그들이 앞서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한 건이 무혐의로 처리된 만큼 그들을 무고죄로 고소해 법적책임을 추궁하는 등 필요한 조치들을 강력히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상인회에서는 “이들의 제명 건은 이사회를 거쳐 적법하게 처리된 것으로 징계 결과 통보서의 징계사유에 따라 제명된 것”이라면서, “이들이 불복사유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9월 5일 재심 후 징계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회의 진흙탕 싸움을 지켜본 일부 상인들은 “상대방 후보 측 회원들을 상인회 화합 차원에서 보듬지는 못할망정 감정적 제명을 한 것은 문제”라면서, “이 꼴을 보느니 상인회를 탈퇴하겠다. 아예 상인회를 없애는 것이 상인들 간 화합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상인회에 강한 불신을 보냈다.
한편 제명당한 회원들은 현 회장이 제명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소송은 물론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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