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공개한 황민 씨의 음주사망사고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 사진=MBN 캡처>
‘일요신문’ 취재 결과 숨진 A(20) 씨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학생으로 확인됐다. 박해미가 운영하는 뮤지컬 제작업체 ‘해미뮤지컬컴퍼니’에 대학생 인턴으로 참여하고 있어 정식 단원 또는 배우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해미는 현재 동아방송예술대 공연예술계열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해미는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세상을 떠난 두 배우는 아끼는 제자들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박해미와 대학생 A 씨와 동아방송예술대에서 교수와 학생으로 인연을 맺고 있다.
갑작스런 학생의 사망 소식에 학교 측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피해 학생의 당시 신분과 관련해서는 학교 전체가 쉬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사고 소식은 들었으나 피해자가 우리 학교 학생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가 다시 말을 바꿔 “저희 학교 학생이라는 소리는 듣긴 했는데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또 피해 학생이 참여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인턴십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담당 부서 역시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황 씨의 평소 배우들에 대한 폭력적인 행태와 관련한 폭로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해 “왜 만취한 운전자의 차에 탔나”는 비난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사고 피해자 측 지인은 지난 28일 자신의 SNS에 “어린 배우들 입장에서 제작자, 사장이 차 타라고 하는데 거부를 할 수 있을까”라며 “황민은 술 마시면 항상 배우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다고 했다. 심지어 어제는 혼나는 자리였다고 한다. 신인 배우가 거부할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한편 황 씨는 지난 27일 오후 11시 15분께 경기 구리시 강변북로 남양주 방향 토평나들목 인근에서 갓길에 정차 중이던 25t 화물차를 들이 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승용차인 크라이슬러 닷지 챌린저 SRT 헬캣에 타고 있던 A 씨 등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당시 황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04%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황 씨는 앞선 차들을 추월하며 빠르게 주행하며 차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사고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음주 운전 논란에 칼치기 운전 논란이 더해졌다.
황 씨는 경찰 조사에서 “단원들과 회식하면서 아시안게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전 축구경기를 본 뒤 2차로 술을 더 마시기로 하고 차를 몰아 교외로 가던 중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날 술자리가 혼나는 자리였다고 주장한 피해자 지인의 주장과는 엇갈리는 진술 내용이다.
경찰은 28일 황 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