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5년차의 베테랑 레이싱걸 황시내씨(26)는 “하루 종일 서 있다 보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힘들 때가 많다”는 솔직한 대답을 들려주었다.
가끔씩 신체 일부만을 계속 찍어대는 짓궂은 관람객에게 기분 상하지 않게 주의를 주는 것도 은근한 스트레스다. 지난 모터쇼에서 나이 지긋한 남자가 휴대폰으로 ‘엉뚱한’ 곳을 계속 찍고 있어 조용히 휴대폰을 덮어 주었더니 아무 말 없이 갔다고 한다.
“요즘은 관람객들 매너가 좋아져서 이제 그런 일은 거의 없어졌어요.” 예의 바른 관람객이라면 다정한 포즈를 취해 주는 것은 언제든지 ‘오케이’라고 한다.
황씨는 특히 레이싱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해 더욱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누드모델 제안이 꽤 많이 들어오지만 찍지 않는다고 한다. “요즘 레이싱걸은 학력도 높고 자부심도 강하다”는 게 그녀의 얘기다.
황씨의 전공은 의외로 컴퓨터공학. 하지만 학교 때는 스포츠를 좋아하고 응원단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패션모델을 하던 중 친구의 권유로 레이싱걸 세계에 입문했다. 처음 경기장에 선 느낌은 이랬다고 한다. “처음 허허벌판 같은 경기장에서 야한 옷을 입고 서 있는 것이 너무 ‘생뚱’맞았어요.” 하지만 사진을 위한 포즈를 취하다 보니 어색함은 사라지고 이내 프로의 자세가 나왔다고.
우연찮게 인터뷰를 한 것인데, 알고 봤더니 황씨는 인터넷 검색어 상위 목록에도 올라갈 정도로 유명인이다. 지난해 ‘K-1걸’로 뽑혔는가 하면 이종격투기 중계방송에 공동진행자로 나서기도 했다. 때문에 요즘은 이종격투기 연구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상형을 물어보았다. “자기자신에 부끄럼이 없고, 여자를 존중하는 남자면 좋겠어요. 그래야 제가 하는 일을 이해해 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