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2017년 행정사무감사 장면.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오는 9월 3일부터 개의되는 양평군의회 제1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집을 양평군이 기자들에게 배포하지 않기로 해 그 이유 및 배경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기자들은 이 같은 군의 결정에 “군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31일 양평군에 따르면 군은 2018년도 행정사무감사 책자를 기자들에게 배포하지 않기로 했다. 자료에 개인정보 등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1권을 기자실에 비치했으니 수십 명의 기자들과 함께 돌려보라고 했다.
행정사무감사는 행정기관의 업무집행 사항 또는 기관의 비위에 대해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의정활동으로, 행정기관의 견제역할을 맡은 의회와 더불어 기자로서는 가장 중요한 정보일 것이다.
유권자인 군민들 역시 군청의 행정추진 상황을 살펴보며 이의 견제 수단인 의회의 행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군청의 행감자료집 배포 금지 방침에 따라 일반주민은 물론 이를 감시할 기자들조차 감사내용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1,000여쪽에 이르는 행감자료집을 깊이 있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며칠을 정독해도 모자랄 판에 달랑 1권만을 비치해 놓고 수십 명의 기자들에게 돌려보라고 하는 것은 정확한 감사내용을 파악하지 말고 기자들에게 귀 막고 입 닫으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실제로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지적사항 등에 대해 회의를 참관할 기자들은 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당연히 의원들의 지적이 합당한지 집행부의 답변이 맞는지 판단할 수조차 없다.
기자협의회 소속 A기자는 “행정감사가 시작되기 오래 전부터 자료집을 검토해도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더욱이 책자가 없으면 정확한 수치나 지적사항을 이해하기 어려워 행감내내 답답할 수 밖에 없다”며 군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예산안이나 의회에서 발행하는 조례안 책자는 여유 있게 배포하는데 유독 행감자료집만 배포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같은 배포 금지 결정에 대해 군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배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행감자료집을 공개한다고 해서 특정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지난 민선 6기에서는 모든 행감자료를 공개했다. 그러나 민선 7대에 들어와서는 행감책자를 뚜렷한 이유 없이 배포하지 않고 있어 의구심만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답답한 나머지 책자가 아닌 PDF 자료라도 달라는데도 줄 수 없다는 대답이다. 결국 자료집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가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는 기자들의 전언이다.
이러한 은폐된 양평군의 모습에 군민들은 갖가지 추측을 내놓고 있다. “집행부의 잘못이 자료집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날 게 두려워 감추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A기자는 “어차피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감사자료가 모두 공개될텐데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바르고 공정한, 행복한 양평’을 표방한 정동균 군수의 민선7기 양평군청은 군민을 위한 행정기관으로서 그 본연의 임무를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한편, 양평군의회는 7일 기획예산담당관을 시작으로 18일까지 집행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 7일 기획예산담당관 △10일 총무담당관, 홍보감사담당관, 인구정책단 △11일 문화체육과, 관광진흥과(세미원) △12일 주민복지과, 행복돌봄과, 주민지원과, 회계과, 평생학습과 △14일 도시과, 안전총괄과, 지역경제과, 친환경농업과, 산림과, 건설과 △17일 세무과, 생태허가과, 환경관리과, 교통과, 전략기획과, 특화도시개발과 △18일 보건행정과, 건강행복과, 농업지원과, 농업기술과, 환경사업소, 수도사업소, 도서관, 양평공사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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