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감독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시안게임 전후로 논란이 됐던 두 아들 허웅, 허훈 발탁 관련해서도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주위의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결과에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소신껏 선수들을 뽑았다. 허웅과 허훈은 내 아들이라 뽑은 것보단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발했다. 그런데 결과를 내지 못했다.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남북통일농구경기’에 참석 당시의 허재 남자농구국가대표 전 감독. 사진공동취재단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구성 당시 포워드진 보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허웅, 허훈의 발탁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허 감독은 신장 186㎝의 허웅을 포워드로 선발했고, 이렇다 할 허훈 활용법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욱이 허훈은 아시안게임 8강전 이후부터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허 감독은 원래 아시안게임 직후 사퇴하려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농구월드컵이 있는 상황에서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퇴 발표를 뒤로 미뤘다는 것. 문제는 유재학 감독이 위원장으로 있는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전원 사의 표명이 허 감독을 자극했다.
“책임은 감독이 먼저 지는 것이다. 그런데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내게 미리 얘기도 하지 않고 전원 사퇴를 발표했다. 순서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선수들이 부족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정말 열심히 해줬다. 선수들한테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다. 이렇게 마무리하게 돼 안타까울 따름이다.”
허재 감독이 떠난 감독직은 김상식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대표팀을 이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