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젝스키스의 멤버 강성훈이 지난달 31일 사기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팬클럽 기부금 횡령 의혹까지 불거졌다. 사진=강성훈 인스타그램
이 영상회는 강성훈의 개인 팬클럽 ‘후니월드(회사명 포에버2228)’가 진행했지만 강성훈만을 메인으로 한 영상회가 아니었다. 90년대 활동했던 젝스키스의 옛날 무대 방송 활동 영상을 모아 팬들 앞에서 공개하고, 이를 위해 팬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 티켓은 유료로 판매돼 판매 수익과 모금된 금액을 전액 ‘젝스키스’ 이름으로 기부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 때문에 이 영상회에는 후니월드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의 팬덤도 동참했다. 총 모금액은 티켓 판매 수익을 제외한 1억 700여 만 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정작 영상회가 끝난 뒤 후니월드로부터 받은 정산서에 정확한 금액 사용 내역이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불거졌다. 이 정산서는 사용 영수증 대신에 견적서 등이 포함돼 어떤 명목으로 얼마를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젝스키스 전체 팬덤의 지적이다.
지난해 4월 15일 ‘젝스키스 데뷔 20주년 영상회를 진행했던 강성훈 개인 팬클럽(소속사)의 공지. 사진=후니월드 캡처
가장 비싼 금액은 청담 CGV 대관료로 후니월드 측이 공개한 견적서에 6000만 원 상당으로 기록됐다. 그런데 한 매체 보도로 실제 청담 CGV의 대관료가 기본 12시간 600만 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관료가 10배 이상 부풀려졌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더해 팬덤은 후니월드가 ▲회계 자료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크기로 보낸 점 ▲자료의 대다수가 영수증이 아니라 견적서인 점 ▲기부금 모금액 외에 유료로 판매한 티켓의 총 판매 비용이 누락된 점 ▲영상회 이후 모금액 사용처와 기부 여부에 대해 묻는 팬들을 도리어 팬클럽에서 탈퇴시킨 점 등을 종합해 후니월드와 강성훈 양측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1년 전의 일이 이제 와서 대형 사건으로 불거지게 된 데에는 지난 8월 15일 강성훈의 대만 팬미팅 취소가 첫 번째 기폭제가 됐다. 당초 대만에서는 9월 8일과 9일 팬미팅을 진행하기로 계획했으나 강성훈의 워킹 비자 발급 문제로 취소됐었다. 강성훈 측은 팬미팅을 계획하고 주최했던 우리엔터테인먼트 측의 잘못으로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엔터테인먼트의 한국 대리인은 “강성훈이 지난 3월에는 YG 소속으로 명시된 공연 계약서를 첨부해 비자 신청을 했는데, 이번에는 포에버2228(강성훈의 팬클럽 후니월드가 모태가 된 강성훈의 소속사)이라는 회사가 나와서 대만 노동부 측에서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소속사가 나왔으니 추가 증명 자료를 제출해야 확인한 뒤 비자를 발급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대리인은 이와 같은 추가 서류 관련 공문을 지난달 15일자로 강성훈 측에게 보냈지만 같은 날 밤 계약해지통보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미 대만 내 팬미팅 장소 등 대관을 마치고 홍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계약금 등 1억 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우리엔터테인먼트 측의 주장이다. 현지에서 팬미팅을 주관하는 대만 회사와 주최 측인 우리엔터테인먼트는 강성훈을 사기 혐의로 지난달 31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강성훈 측도 지난 4일 우리엔터테인먼트와 대만 공연 진행 관계자들을 상대로 민형사 고소장을 접수했다.
지난 8월 15일을 기점으로 전면 취소된 강성훈의 대만 팬미팅. 현재 행사를 주최한 대만 업체와 후니월드(포에버2228) 측이 맞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우리엔터테인먼트
이처럼 그의 또 다른 피소 건에 실망한 팬덤에 마지막으로 불을 지른 것은 바로 모든 사건에 발을 걸치고 있는 후니월드, 즉 강성훈의 회사 포에버2228이다. 이 회사의 모태가 된 팬클럽의 운영자 A 씨가 강성훈의 여자친구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로소 팬덤이 폭발했다.
사건이 보도되기 앞서 강성훈이 호텔 방에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스마트폰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해 인스타그램으로 방송하는 것)을 하던 중, A 씨로 추정되는 여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함께 찍히는 사고가 발생한 것. 여기에 더해 후니월드 내 요직을 담당하고 있는 임직원들이 A 씨와 혈연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져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더욱이 대만 팬미팅 진행과정에서도 A 씨가 깊숙이 관여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와 관련, 강성훈은 지난 9월 11일 밤 자신의 공식 팬클럽 커뮤니티에 입장문을 올려 “제 불찰로 인해 팬 분들과 팀에게 피해를 끼친 것이 너무나 죄송스럽고 마음 아프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더 세밀하게 확인해 잘못된 부분은 사죄드리고 오해는 풀어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팬덤 측에서는 여전히 “오는 10월 예정된 콘서트와 이후 컴백 스케줄에서 강성훈을 제외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