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병역특례 제외’ 뒷말 들여다보니…

보건부 장애 등급 판정과 병무청 징병검사 기준 달라…금 따고 입대할 수도 있어

[일요신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지만 병역 특례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관련 기사마다 댓글을 통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댓글이 하나 있다.  

“패럴림픽 출전 선수들 중에 군대를 가야 하는 운동선수도 있다. 근데 패럴림픽 금메달은 병역특례가 안돼서 금메달을 따도 군대 가야 한다고 하네ㅋㅋ 결국 병역특례는 프로 선수들만의 특권이었음.” 

실제로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는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도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없을까? 확인 결과 장애인 선수는 ‘운동선수 병역 특례’를 누릴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입영대상자인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가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과 ‘아시안 패러게임(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올릴지라도 군대에 가야 한다. 이는 병역특례를 규정한 법령(병역법 시행령 68조의 11)에 국제 장애인 체육 대회인 ‘패럴림픽’이나 ‘아시안 패러게임’이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가 비장애인 선수처럼 패럴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패러게임에서 금메달의 성적을 거둬도 병역특례를 받을 수 없다.

문제는 현역 입영 대상자인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의 존재 여부다. 이 부분에 문제 제기를 한 댓글에 대한 대다수의 답글도 ‘비현실적인 문제 제기’라는 비판이었다. 현역입영대상자인 장애인 국가대표선수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게 비판의 요지였다. 

과연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가 현역입영대상자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 국제 장애인 체육 대회에 선수로 참가하려면 보건복지부에서 장애 등급 판정을 받거나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기준에 따른 스포츠 장애 등급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의 판정 기준과 병무청 징병검사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장애 등급을 받은 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 군 면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중증장애인 경우 대부분 면제 판정을 받지만, 징병검사를 거쳐서 현역·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가 현역입영대상자일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각기 다른 장애 판정 기준 때문에 장애인 선수 선발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최근 JTBC는 다음 달 열릴 아시안 패러게임에 출전하는 남자 유도 시각 장애 대표선수 9명 중 4명이 현역입영대상자라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정부로부터 장애 등급을 받은 선수는 4명뿐이다. 선수자격에 논란이 일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징병대상 선수들에게 재신검을 지시했다. 

한 장애인 체육계 관계자는 “병무청 신체등급 판정기준이 (다른 기준에 비해) 높은 것 같다”면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기준에 입각한 국내 스포츠 장애 등급,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등급, 병무청의 병역검사 기준이 다르니 혼선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형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