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가 2018년 6월 공주공장에서 생산된 국내 1호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는 지난 5월 상장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증권과 모건스탠리를 선정해 상장을 추진해 왔으나 현재 한국거래소 심사 첫 관문인 상장예비심사청구시기를 결정 못하고 있다. 연초 2600에서 현재 2200대로 하락한 코스피지수로 인해 상장을 해도 기대만큼 주가 형성을 장담할 수 없고 기업평판에 좋지 않은 ‘갑질’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를 거쳐 기업에게 심사 결과를 통보하는 데에만 대략 2~4개월이 걸린다. 이후 공모와 상장승인통보 등 부수 절차를 거쳐야 상장이 완료된다. 시장에서 바디프랜드 연내 상장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은 이래서 나온다.
바디프랜드의 최대주주는 특성상 상장 등을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들이다.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와 네오플럭스는 2015년 6월 바디프랜드 지분 91%를 인수했다. 두 사모펀드는 출자와 유상증자 실시를 통해 바디프랜드의 자본금을 4000억 원 규모로 늘렸다. 바디프랜드가 상장에 성공하면 기업가치가 2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돼 사모펀드는 투자금의 다섯 배에 가까운 차익 실현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디프랜드는 경영상태 측면에서 보면 상장 요건을 완벽하게 충족한다. 현행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상장 신청 회사는 설립된 지 3년을 지나야 하고 매출액이 최근 사업연도에 1000억 원 이상, 당기순이익은 3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 2007년 출범한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 4118억 원, 당기순이익 658억 원을 달성하면서 기준을 가볍게 통과한다. 상장 심사기준인 최근 3개년 간 경영실적을 따지는 데 이 회사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25%이상 고속 성장세를 구가했다.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도 상장지연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광고대행사와 광고비 미지급 문제로 법정공방을 벌이다 패소했다. 아울러 직원들을 대상으로 건강 증진 프로그램 참여 강요, 과체중 직원과 흡연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도 제기됐다.
우선 바디프랜드는 P 광고대행사로부터 ‘약정한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6년 4월 민사소송을 당했다. 논란은 바디프랜드가 P 사에게 강요해 작성한 합의서에서 출발한다. 이 합의서는 날인을 한 P 사와 달리 바디프랜드는 날인을 하지 않아 원천적으로 효력이 없는 문서였다. 또한 바디프랜드는 합의서에 ‘민·형사 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어 P 사가 제기한 민사소송을 기각시키려 했다. 지난해 초 1심 재판부가 P 사의 손을 들어주자 항소한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6월 판결에 따라 미지급 대금을 지급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P 사에 광고대행 업무를 맡길 때만 해도 당사의 규모는 현재보다 훨씬 작았다. 당시 회사 성장을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집행했던 광고대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벌어진 분쟁이었다. 현재는 모든 업무 절차를 개선했다”고 해명했다. P 사는 지금도 회사명 공개와 소송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고용노동부 강남지방노동청 실태조사 결과에서 바디프랜드는 체중이 많이 나가는 직원들에게 ‘엘리베이터 사용제한’, ‘뱃살 잡아당김’, ‘간식 뺏기’ 등 수치심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금연 문화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원들을 상대로 불시에 소변검사를 진행해 흡연자는 금연학교에 보내기도 했다.
바디프랜드는 직원들을 상대로 특정 의료기관인 메디컬 센터 건강증진 프로그램 참여 동의서를 받으며 장사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직원들은 프로그램 참여에 서명을 하지 않을 경우개별 면담을 받으며 사싱상 참여 강요를 받고 있어 사실상 불참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직원들의 프로그램 참여 비율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당사는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직원들의 건강을 강조해 왔다. 설립 초기 직원들에게 압박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 당사는 금연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과체중 직원들과 관련된 일은 지난해에 있었던 일로 현재 모두 개선했다”며 “건강프로그램 참여는 지원들의 자율의사에 맡기고 있으며 불참을 해도 인사상 불이익은 없다. 비용 절반을 회사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직원 몫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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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랜드는 최근 “해사행위를 했다”며 정직 2명과 감봉 2명을 포함해 11명의 직원을 징계했다. 박상현 바디프랜드 사장은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강경한 어조로 ‘일부 몰지각한 직원들‘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제품을 폄하하고 내부직원을 모욕했다”며 징계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들도 정직 한 달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해 잘 다니고 있다. 징계를 받은 직원들은 외부인들도 참가 가능한 단톡방에 사실 무근의 내용과 일부 임직원들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해 징계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바디프랜드는 2015년과 2016년에 재무제표에 각각 65억 원, 87억 원 당기순이익을 부풀려 재무제표에 기재한 사실이 적발돼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로부터 지난 5일 ‘경고’조치를 받았다. 바디프랜드는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협업을 통해 지난 6월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생산을 위해 충청남도 공주시에 연간 2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오픈했다.문제는 수요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가격은 국산 중형 세단에 맞먹는 개당 3만 달러(한화 32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바디프랜드는 람보르기니 차량에 안마의자를 장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지만 그 외 협업을 논의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없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람보르기니 브랜드에 걸 맞는 최고의 명품의자로 개발했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생산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에서 당사는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생산을 위해 공주에 전용 공장을 가동했다”며 “충분한 수요 예측과 시장성 검토를 거쳤고 현재 제작 주문을 받고 있다. 4분기부터 본격적인 생산과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바디프랜드 상장 주관사 미래에셋대우증권 관계자는 “당기순이익 과다계상에 대해 경징계인 ‘경고’ 조치를 받아 상장 추진에 어려움은 없다. (‘갑질’ 논란 등) 다른 것들도 상장에 문제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상장 추진을 본격화 하겠다”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