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
[일요신문] 16일 정부가 9월 18일 역사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할 특별수행원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및 관계자가 포함됐다. 하지만 명단에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석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한 정의선 부회장이 빠져 있어 많은 이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해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미 행정부와 의회 고위인사들과 만난다. 총괄부회장 승진 후 첫 대외 행보로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수행보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문제가 현실적으로 더 직면한 과제로 풀이된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날 “정 부회장이 (미국에서) 많은 미팅이 잡힌 것으로 들었다”며 “(관세 문제의)가장 핵심 당사자로서 그 일정이 오래전부터 약속 잡혀 있어서 저도 그쪽 일정 (소화)하셨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최대 수출 시장 중 하나다. 미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이용해 자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현대차를 비롯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관세 부과의 예외를 인정받거나 낮을 관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방북단에서 빠지는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미국 수출의 사활이 걸린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총괄부회장 승진 이후 첫 대외 행보를 미국으로 정한 것은 상징성을 띈다는 의견과 함께 현대그룹 내 경영승계시 정부와의 관계와 대북 경제사업에서 다소 다른 대기업에 비해 비중이 낮아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