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정제 ‘춘향가’는 당대 최고의 명창 만정 김소희 선생이 ‘춘향가’를 재구성한 것으로 스승인 송만갑, 정정렬, 정응민(정권진)의 소리 대목을 적절히 섞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대목의 상황에 적절한 소리들을 변화 없이 그대로 따오는 방식을 취했다. 김소희, 신영희를 이어 서명희가 그 소리를 받아 ‘서명희 춘향가 ; 만정제’를 들려준다.
소리꾼 어미니의 딸로 태어난 서명희 명창은 13세인 1977년부터 목포시립국악원 故김흥남 선생으로부터 판소리를 배웠다. 일찍부터 자질을 인정 받아 1983년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인 신영희 선생의 제자로 수학했다.
목청과 용모뿐만 아니라 춤과 가야금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진 서명희 명창은 ‘2008년 박동진 명창대회’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아 ‘명창’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서명희 명창은 모든 것을 표현해 내야하는 1인 종합 예술인 판소리의 폭 넓은 전달을 위해 연극판에도 몸을 담은바 있다. 멕베스의 ‘레이디 멕베스’ 역을 맡기도 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현재 소리개의 갱생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음악의 새로운 모습을 찾고자 2011년에 창단한 (사)국악단소리개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광복 70주년기념 외교부와 코레일에서 주최한 ‘유라시아 친선특급’의 원정대의 공연단 예술감독을 맡기도 했다. 19박 20일 동안 14,400km 유라시아를 횡단하며 문화예술 외교사절단으로 독일, 러시아, 폴란드 등지에서 공연을 펼쳐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선문대학교에서 판소리 강의를 통해 우리음악의 보급과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섬세하고, 청아한 소리, 그리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절제미가 돋보이는 서명희 명창의 ‘춘향가 ; 만정제’는 원기중 국문학 박사가 해설에 나서고, 신규식, 김난영 두 명의 명고와 함께 한다. 만정제 ‘춘향가’의 진면목을 감상하는데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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