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 장면. 청와대.
[일요신문] 73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세 번째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일본 위안부 피해자 관련 ‘화해치유재단’을 언급하며, 유명무실한 재단에 대한 지혜로운 매듭을 강조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화해치유재단’에 대한 사실상 해산 수순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만나 “위안부 할머니들과 국민들의 반대로 화해치유재단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국내적으로 재단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게 현실”이라며 “지혜롭게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해치유재단’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2월 한일 간 합의에 따라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일본 정부의 출연금 10억 엔(한화 약 100억 원)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이사진이 전원 사퇴한데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반대와 관련 단체의 해산 요구가 맞물리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재단 해산 등의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일관계를 감안해 위안부 합의 파기나 재협상 요구는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은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자 문제 등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설명에 따른 문 대통령의 답변이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강제 징용 소송과 관련해선 삼권분립의 정신에 비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소송 관련 문제 있음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한일 정상회담의 모습
이밖에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위한 협력과 지원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 역시 북일 간 대화와 관계 개선을 위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 등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한일 정상회담은 한 시간 남짓 진행됐으며,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김의겸 대변인, 신재현 외교정책비서관, 권희석 안보전략비서관 등이, 일본에선 니시무라 관방 부장관, 하세가와 총리보좌관, 가네하라 관방 부장관보, 이마이 총리 비서관, 모리 외무성 외무심의관, 카나스기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이 배석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