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법인세부담 비중이 미국 애플의 두 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고성준 기자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018년 상반기 한국 반기보고서와 미국 10-Q 연결 손익계산서의 법인세부담 비중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법인세부담 비중은 28.0%로 14.0%인 애플의 두 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법인세부담 비중은 23.8%로 애플 24%보다 낮았다.
철강 분야에서도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법인세부담 비중은 24.9%로 포드(13.9%)보다 높았고, 포스코의 법인세부담 비중 역시 31.0%로 뉴코어(23.5%)보다 높았다. 지난해 동기 포스코의 법인세부담 비중은 28.2%로 뉴코어(31.9%)보다 낮았다.
한경연은 이러한 한미 간 법인세부담 역전이 지난해 한국의 법인세율 인상(22%→25%)과 미국의 법인세율 인하(35%→21%)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세율 인상이 적용되면서 국내 상장사의 영업이익,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의 증가보다 법인세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국내 450개사(2017, 2018년도 연속 법인세비용과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흑자 기록)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3조 원, 법인세부담은 5.3조 원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분의 39.8%가 법인세 부담으로 귀결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나머지의 영업이익은 0.2조(증가율 0.6%) 늘어난 반면, 법인세비용은 0.8조(증가율 11.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법인세율 정책의 변화가 세계에서 경쟁하는 대표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역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 기업의 투자 여력과 글로벌 경쟁력 증대를 위해 세계의 법인세율 인하 경쟁에 동참해야 하며, 실질적인 부담 완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