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연이은 피소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젝스키스의 강성훈. 여자친구로 지목된 박 씨 역시 모든 사건에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우리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처럼 박 씨의 정체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젝스키스 팬덤 내에서는 그가 강성훈의 오랜 여자친구라고 알려져 있다. 박 씨는 강성훈이 자신의 호텔 방에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촬영하던 중 함께 찍힌 인물이기도 하다.
강성훈과 현재 손해배상 및 사기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인 대만 팬미팅 대행사 역시 박 씨에 대해 “강성훈의 여자친구”라고 설명했다. 대행사 관계자는 ‘일요신문’에 “대만 팬미팅을 진행하는 관계자들은 모두 박 씨를 강성훈의 여자친구로 알고 있다. 그 점을 믿고 실제로는 별다른 직책이 없는 사람에게 팬미팅과 관련한 전체 내용을 상의하고 함께 진행해 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강성훈의 개인 팬클럽이자 소속사인 후니월드(회사명 포에버2228)의 대표 박 아무개 씨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특히 박 씨는 강성훈이 아이돌 업계 역사상 최초로 맞닥뜨린 ‘팬덤에 의한 피소’ 사안과도 관련이 있다. 현재 젝스키스 팬덤은 강성훈에 대한 두 가지 사안으로 고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는 지난해 4월 17일 이뤄진 젝스키스 데뷔 20주년 기념 영상회에서 모금된 1억 원 횡령, 또 하나는 올 6월 발생한 ‘강성훈 서포터즈 택시 광고’ 2000만 원 횡령 의혹이다.
젝스키스 데뷔 20주년 기념 영상회에 젝스키스 전체 팬덤이 모여 모금한 금액은 1억 원 상당에 달했지만 이 돈의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해 팬덤 내부에서 처음으로 모금액 문제를 제기하자, 영상회를 진행한 후니월드 측은 영상회 정산서 명목으로 만들어진 문서를 일부 팬에게 공개했다. 그런데 대다수의 자료가 실제 영수증이나 정산 내역이 아닌 견적서로 돼 있었고, 지출 명목으로 명시된 금액 가운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평균 가격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 부풀려진 사실도 확인됐다. 모금액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이 행사를 진행한 후니월드의 운영자로 박 씨가 지목됐다.
두 번째로 지난 6월 5일 이뤄진 ‘강성훈 서포터즈 택시 광고’는 강성훈의 솔로 콘서트인 ‘더 젠틀(The Gentle)’의 응원 명목으로 팬덤 내에서 모금을 진행해 이뤄졌던 것이다. 광고를 진행한 강성훈의 ‘서포터즈’는 이른바 ‘대포’로 불리는 아이돌 사진사들로 이뤄졌으며, 강성훈 측이 직접 모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금된 금액은 총 2400만 원에 달하며 서포터즈가 밝힌 정산 내역서에 따르면 이 가운데 2000만 원 상당이 택시 회사에 광고비 명목으로 지급됐다.
강성훈과 관련한 사건이 지속 불거지면서 젝스키스의 팬덤은 강성훈을 퇴출요구 성명서를 제작해 공개했다. 사진=젝스키스 갤러리 제공
더욱이 택시 회사에 광고비로 실제 지급된 돈은 200만 원 상당. 이 돈은 회사의 대표가 아닌 한 택시기사에게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 씨의 부친이었다.
박 씨가 강성훈 사건에 깊게 개입돼 있는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장 최근 발생한 강성훈의 전 매니저 주거 침입 및 협박 사건에서 박 씨 역시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 9월 27일 전 매니저 김 아무개 씨의 자택에 허락을 받지 않고 들어가려다 김 씨와 함께 자취하고 있던 남성과 몸싸움을 벌였다. 그 직후에는 택시를 타고 자리를 피하려던 김 씨를 가로 막고 강성훈이 직접 휴대전화를 빼앗는 등 또 한 번 실랑이를 벌였던 바 있다.
김 씨는 지난 8월 강성훈의 대만 팬미팅 취소로 인한 사기 및 손해배상 소송 사건의 주요 관계자다. 그는 대만 팬미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만 측 회사 관계자들과 강성훈을 연결시켜 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사건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강성훈과 대만 회사의 맞소송이 있기 전 합의를 위해 모였던 자리에서 박 씨가 김 씨를 향해 ‘너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됐다, 네가 다 책임져라’ ‘(손해배상금도) 네가 다 물어야 한다’며 김 씨에게 책임을 모두 돌렸다”라며 “이후 김 씨가 자취를 감추자 강성훈 측이 김 씨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돌아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성훈과의 관계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자 박 씨는 전 매니저 주거 침입 사건 발생 당일 “이 사건은 강성훈과 관련이 없고, 나는 강성훈과 관련이 없다”며 그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그러나 다시 말을 바꿔 “(강성훈과) 원래 알던 사이이고, 스타일리스트도 했고, 소속사가 없을 때 방송 들어오는 것을 케어해 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앞선 횡령 등 사건에서는 언론의 모든 연락을 피해왔으나, 이 사건에 한해서는 강성훈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강성훈은 지난 2일 자정께 유료회원들만 볼 수 있는 후니월드 게시판을 통해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이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횡령, 사기, 박 씨 여자친구설 등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자신을 범죄자 취급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성훈은 지난 한 달 동안 발생한 사건사고 논란으로 10월 13~14일 예정됐던 젝스키스 단독 콘서트에도 불참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