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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들은 솔로를 택했나?
유리는 지난 10월 4일 첫 솔로 앨범 ‘더 퍼스트 신(The First Scene)’을 발표하고 타이틀곡 ‘빠져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소녀시대로 데뷔한 후 11년 만에 ‘유리’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건 앨범을 선보이게 됐다. 그동안 개별 활동을 했던 태연, 티파니, 서현 등에 이어 조금은 늦게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유리는 “솔로 활동은 제가 연습생일 때부터 늘 되뇌어왔다”며 “꽃도 나무도 (피어나는) 계절이 있듯, 이제 타이밍이 온 것 같다. 솔로 앨범 발표 시기가 미뤄진 감이 있지만, 바로 이 순간이 가수 유리에게 빠져들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유 역시 같은 날 직접 가사를 쓴 두 번째 미니음반 ‘리:프레시(RE:FRESH)’를 공개했다. 타이틀곡은 라틴 풍의 ‘까만 밤’이다. 그는 “올해 초 멕시코 칸쿤이라는 곳에 여행을 갔는데 그때 느낀 감정과 기분이 좋았다”며 “거기서 느낀 것들을 한국에 가서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번에는 라틴 계열 댄스곡을 해보고 싶다는 확신도 생겼다”고 전했다.
정은지 역시 타이틀곡 ‘어떤가요’가 포함된 미니 3집 ‘혜화(暳花)’로 돌아온다. 지난 2016년 첫 솔로 앨범을 내며 일찌감치 홀로서기를 시도했던 정은지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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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은 솔로 활동을 택했을까? 이는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롱런하기 위해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통상 걸그룹을 포함한 아이돌 그룹들은 ‘7년차 징크스’를 겪는다. 이는 현재 표준계약서 상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최대 기간인 7년이 지난 뒤 재계약 시기가 도래하면 대다수 각자의 길을 선택하며 해체 수순을 밟는 것을 의미한다. 7년의 시간을 거치며 각 멤버마다 인기도가 달라지면서 이해관계 역시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후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솔로로서 대중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
유리와 정은지는 이미 배우로도 활동폭을 넓혔다. 성공과 실패 사례가 모두 있지만 이미 주연배우로서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들은 가수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 가요계 관계자는 “가수로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무대에 대한 열망이 크고, 팬들도 무대에 선 그들의 모습을 보고 응원해왔기 때문에 그룹 활동이 어려워지더라도 솔로 무대로 팬들을 만나는 것은 그들의 숙명이자 의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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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인기가 솔로의 인기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5인조 그룹의 인기가 100%라고 한다면, 각 멤버마다 20%씩은 담당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룹으로 발표하는 앨범마다 100만 장을 판다면, 솔로 앨범을 냈을 때 20만 장은 팔릴 것이라는 산술적인 계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그룹의 인기를 솔로의 인기로 이어간 이는 드물다. 그룹은 각 멤버들이 한데 모였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혼자 무대에 섰을 때는 매력이 반감되는 수준을 넘어, 여러 토막이 나고 만다.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파트는 ‘보컬’이다. 각 그룹에는 히트곡의 하이라이트를 담당하는 메인 보컬이 존재한다. 그들은 빼어난 가창력을 바탕으로 대중이 기억하는 노래의 주요 파트를 부르며 자신의 목소리를 각인시켰다. 대중은 대다수 그의 목소리로 해당 그룹의 정체성을 파악한다.
소녀시대 멤버 중에서는 메인 보컬인 태연이 가장 성공한 솔로로 평가받는 것이 그 방증이다. 마찬가지로 정은지 역시 에이핑크의 메인 보컬을 맡고 있다. 그가 아빠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인 ‘하늘바라기’는 각종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보컬리스트’ 정은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소유 역시 효린과 함께 씨스타를 대표하는 보컬이었다. 특히 그는 남다른 음색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수들과 컬래버레이션 곡을 선보여 히트시켰다. 정기고와 함께 부른 ‘썸’, 권정렬과 호흡을 맞춘 ‘어깨’, 매드클라운과 부른 ‘착해빠졌어’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드라마 OST에도 적극 참여해 tvN ‘도깨비’의 ‘아이 미스 유’, MBC ‘그녀는 예뻤다’의 ‘모르나봐’ 등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또 다른 중견 가요기획사 대표는 “각 그룹에는 보컬 외에도 댄스, 랩, 예능 등을 담당하는 멤버들이 있다. 이 중 홀로서기 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소속사에서 지원해주는 멤버는 대부분 보컬”이라며 “여러 멤버들이 함께 채우던 무대를 홀로 채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솔로로 전향한 후 실패하는 이들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